디지털자산 제도화에 대비해 스테이블코인 결제·송금부터 수탁, 토큰화 금융상품까지 사업 기회를 모색하며 국내 기관 고객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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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블록스는 연간 약 6조 달러 규모의 디지털자산 거래를 처리·지원하는 기업용 플랫폼 기업으로, 은행, 간편결제사, 가상자산거래소 등을 포함한 2500개 이상의 기관에 스테이블코인 관련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가상자산거래소와 글로벌 디지털자산 기업 등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지난달에는 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와 디지털자산 인프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국내 규제와 보안 환경에 적합한 인프라를 검토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디지털자산 송금업체 스피어(Sphere Labs)도 지난 5월 한국 지사를 설립하고, 국내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스피어는 코인베이스 벤처스, 크라켄 벤처스 등의 투자를 받은 미국 B2B 결제 인프라 기업으로, 스테이블코인 기반 해외송금 및 외환(FX)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 중남미,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수백 개 기업을 대상으로 연간 수십억 달러 규모의 결제를 처리하고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수탁업체 비트고도 국내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비트고는 지난 8월 20일 한국 법인 비트고코리아가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 수리를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기존 국내 사업자를 인수하는 대신 신규 법인을 설립해 직접 신고 절차를 밟았다.
비트고코리아는 신고 수리 이후 국내 주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협의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증권사들은 향후 디지털자산 관련 사업에 직접 참여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해외 시장의 거래·수탁 인프라와 서비스 운영 구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디지털자산 결제·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기업 문페이도 지난달 29일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국내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밝힌 바 있다. 문페이는 우리은행, KB금융그룹, 카카오뱅크 등 국내 금융회사들과 스테이블코인 기반 해외송금·결제 및 디지털자산 유통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에는 두나무와도 전략적 협력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스테이블코인 기반 글로벌 결제와 기업 자금관리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두나무의 블록체인 ‘기와(GIWA)’ 생태계를 해외로 확장하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미국 온라인 투자 플랫폼 로빈후드의 한국 사업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근 업계에서는 로빈후드 측 대행사가 국내 정치권과 접촉하며 한국 시장의 사업 환경을 파악하려 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해외 기업들의 한국 시장 공략은 가상자산 거래를 넘어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과 송금, 수탁, 토큰화 금융상품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향후 국내 은행과 증권사 등 전통 금융사들도 관련 사업을 준비하면서 글로벌 기업의 기술과 서비스를 활용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 영역이 다양해지는 만큼 국내 규제 환경도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특히 디지털자산기본법 등에서 가상자산사업자의 업무 범위와 역할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어서 해외에서 운영 중인 사업 모델을 국내에 그대로 도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거래소와 수탁기관을 분리한 서비스다. 해외에서는 고객 자산을 독립 수탁기관에 보관하면서 거래소와 시스템을 연계해 매매·정산을 지원하는 방식이 운영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수탁업이 프라임브로커리지 영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위해서는 수탁사의 원화계좌 활용과 기관투자자의 시장 참여 확대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이러한 사업을 추진하려면 관련 제도 정비와 인허가 요건 충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