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입시 제도는 창의적 인재 발굴을 명목으로 변경되지만, 방법론의 차이일 뿐 결국은 입시를 위한 선행교육이라는 틀에서 나오지 못하는 게 우리 교육의 현실이다. 꿈의 실현을 무기 삼아 아이들은 정작 치열하게 고민하고 답을 찾아가야 하는 질문을 유예시키며 성적, 입시 위주로 앞만 보면 달려한다. ‘내가 누구인지’ 조차 답을 내리지 못한 채 사회로 나가게 된 아이들은 갈피를 잃고 방황하기 일수다.
이번에 출간한 언스쿨러 김하은의 에세이 ‘나는 내가 될게 너는 네가 되어 줘(도서출판 길벗)’는 열다섯에 첫 인생 고민을 시작하고, 스스로 답을 찾기 위해 고교 미진학이라는 용기 있는 선택을 한 저자가 학교 안에서든 학교 밖에서든 ‘나를 찾고자 하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외치며 자신을 찾고자 방황하는 친구들에게 작은 위로를 전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 경험담과 생각을 풀어낸 에세이다.
무엇보다 ‘평균 실종의 시대’가 되면서 남들만큼 하는 중위권 아이들, 소위 명문 대학 진학이 불투명한 아이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는 게 현설이다. 학교 안이든 밖이든 이제 남들과 같은 대학을 목표로 남들만큼 공부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나만의 무기를 장착하거나 누구보다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이 책은 입시를 목표로 효율적인 공부법만을 알려주는 홈스쿨러 이야기와는 다르다. 이 시대에서 청소년들이 선행해야 하는 것은 국영수가 아닌 ‘나를 찾는 공부’라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그동안 마음의 소리를 외면한 채 목적 없이 달려온 자신을 인정하는 것부터 좋아하는 일, 도전해보고 싶은 일, 적성에 맞는 일을 하나씩 찾아가면서 희미해진 자기만의 색깔을 조금씩 되찾았다. 고전을 읽고 토론하는 10대 철학자, 비주얼싱킹 마인드맵 강연자, 의류 브랜드 창업가, 미국 유학 준비생 등 다채로운 캐릭터로 세상과 소통하며 단단한 자아를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이 책엔 언스쿨러 혹은 홈스쿨러들이 실질적으로 어떠한 제도적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또 어떤 마음가짐과 계획으로 학교 밖 생활을 준비하면 좋을 지 보다 구체적인 팁들이 담겨 있다.
이 책은 반드시 언스쿨러 혹은 홈스쿨러가 아니더라도, 학교 밖이든 안에서든 자신이 누구인지, 정말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찾아가고 싶은 청소년과 자신의 아이가 정해진 교육 제도만을 걸어가며 자신의 색을 잃어가는 것이 우려스러운 부모님들에게도 추천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