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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해방의 날" 외치자…"세계 무역 지진의 날" 곡소리

이소현 기자I 2025.04.03 12:08:00

"트럼프 관세, 글로벌 경제 '게임 체인저' 작용"
"1910년 이후 최고 관세…세계 경기 침체 우려"
베트남 46% 아시아 직격탄…韓·日·유럽도 타격
물가 상승·소비 위축 불가피…경기 침체 가능성↑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모든 국가에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면서 전면적인 글로벌 통상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세계 경제에 미치는 충격파는 예측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경제 전문가들이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관세에 관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마켓워치는 이날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글로벌 경제에 ‘게임 체인저’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전문가들의 우려를 전했다.

피치의 올루 소놀라 미국 경제 연구 책임자는 “이번 조치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경제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많은 국가가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마켓워치가 종합한 경제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상호관세 정책은 평균 22%의 세율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19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세계 무역을 위축시키고 대공황을 악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은 1930년 스무트-홀리 관세법보다도 더 높은 관세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고 마켓워치는 설명했다.

KPMG의 다이앤 스위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발표로 미국의 관세 수준이 20세기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게 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 국가들이 미국을 갈취해 심각한 무역 불균형을 일으켰다면서 자의적인 관세 및 비관세 장벽에 대한 판단을 토대로 모든 국가에 10% 이상의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초유의 조처를 내렸다. 상호관세는 국가별로 차등 적용하는데 백악관은 중국(34%)과 베트남(46%)엔 가장 높은 수준의 관세를, 유럽연합(EU)은 20%, 일본은 24%, 한국은 25% 수준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모리스 옵스펠드는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상 글로벌 경제에 전쟁을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국가별로 관세율을 다르게 적용하면서 세계 무역 시스템이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ING 그룹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유럽 경제가 가장 두려워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며 “이번 관세 정책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는 정량화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금융 컨설팅업체 드베르 그룹의 나이젤 그린 CEO는 “오늘은 글로벌 무역에 있어 지각변동이 일어난 날”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세계를 더 번영하게 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형성된 무역 질서를 산산조각내고 있으며, 그것도 무모한 자신감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은행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이번 발표는 최악의 시나리오보다도 더 나쁜 수준”이라며 “특히 중국에 대한 34% 관세가 시장을 충격에 빠뜨렸다”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3D 프린팅 미니어처 모델과 미국 국기, ‘관세’라는 단어가 포함된 이미지(사진=로이터)


이번 관세 조치가 실제로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협상의 도구로 사용될 가능성을 제기하며, 향후 미국과 각국 간 무역 협상 결과에 따라 조정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야누스 헨더슨 인베스터즈의 애덤 헷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국가별로 차등 적용되는 관세율은 협상을 염두에 둔 전략적 움직임일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시장이 당분간 긴장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부과가 현실화 된다면 미국 내 물가 상승·소비 위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관세 조치를 통해 조달된 세수를 소득세 감면 및 제조업 유턴(리쇼어링) 정책에 활용할 계획이지만,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미국 소비자들이 상당한 부담을 떠안을 것으로 보고 있다.

ING의 제임스 나이틀리 수석 국제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관세로 인해 미국 소비자들은 연평균 1350달러(약 198만원)의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며, 물가는 약 2.5%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메리카은행의 빌 애덤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의 가처분 소득이 감소하면서 2025년 내내 경제 성장과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Now 모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은 -1.4%로 역성장이 예상된다. 경제학자들은 2분기에도 어려운 상황이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관세 정책이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추가 세수가 어떻게 활용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닐 시어링 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이 세수가 소비자들에게 감세 형태로 돌려진다면 경제 성장에 미치는 충격이 크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반대로 재정 적자 해소에 사용된다면 이는 2% 이상의 긴축 효과를 내어 경기 침체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의 스티븐 미란 의장은 “이번 관세 정책으로 약 5000억 달러(약 734조원)의 추가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기존 트럼프 감세 정책을 연장하고 추가 감세도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단기적으로 경제에 충격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 구조를 변화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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