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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커피 즐기고 원두 배우고"…커피업계, 고급 문화 확산

이윤화 기자I 2018.09.14 14:58:31

''나만을 위한 커피'', 소비자들 입맛 고급·다양화
스타벅스·엔제리너스 등, 주요 업계 고급 매장 확대
편의점업계, 원두커피 품질 높인 자체 브랜드 확장
커핑(CUPPING), 블렌딩 강좌 등 다양한 ''클래스 마케팅''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인 ‘더종로R점’에서 직원들이 핸드 드립 커피를 만들고 있다. (사진=스타벅스)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단순히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게 아니라 나에게 선물하는 여유이자 휴식이죠.”

회사원 A(27·여)씨는 점심 시간 회사 근처 커피숍 대신 10여 분이나 더 걸어야 하는 롯데백화점 본점을 자주 찾는다. 큐그레이더와 전문 바리스타, 티 소믈리에가 개개인의 입맛에 맞춰 만들어주는 스페셜티 커피와 프리미엄 차를 즐길 수 있어서다. 이른바 ‘나심비’(나와 심리, 그리고 ‘가성비’의 합성어)를 위한 적극적인 소비 행위인 셈. A씨는 “무엇보다 나만을 위한 커피라는 생각에 기꺼이 지갑을 열게 된다”고 말했다.

◇전문 바리스타가 만들어주는 ‘한 사람만을 위한 커피’

‘나심비’의 영향으로 커피업계 트렌드도 변하고 있다. 스타벅스·엔제리너스 등 주요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고급형 매장을 늘리고 편의점 업계에선 원두 고급화 바람이 불고 있다.

스타벅스는 싱글오리진 스페셜티 커피 ‘리저브’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 ‘리저브 바’(Reserve Bar) 매장을 9월 현재 총 37곳으로 확대해 운영 중이다. 지난 2016년 리저브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처음 선보인 리저브 매장은 올 상반기에만 22곳을 새로 열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지난달 기준 누적 판매 200만잔을 돌파하며 리저브 커피가 매년 30% 이상의 성장을 이어나가고 있다”며 “개인·고급화 한 취향에 맞춰 리저브 매장을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엔제리너스 역시 지난 4월부터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 스페셜티 커피와 프리미엄 티를 판매하는 매장을 운영 중이다. 큐그레이더와 전문 바리스타 4명을 각각 배치해 전문성을 강화한 데다 뉴욕 프리미엄 티 전문 브랜드 ‘타바론’을 즐길 수 있도록 티 바(tea bar)를 마련했다.

‘나심비’를 충족시키니 매출은 날개를 달았다. 지난 5월 6600만원대이던 매출은 3개월 만인 지난달 1억원을 훌쩍 넘겼다.

가성비 우선이던 편의점 업계도 원두 품질을 높인 자체 브랜드를 확장하며 고급화에 동참하고 있다.

한 고객이 편의점 GS25의 원두커피 브랜드 카페25에서 최고급 5종 원두로 블렌딩한 리뉴얼 커피를 내리고 있다. (사진=GS리테일)
◇마시는 것에서 배우는 것으로

고급화 열풍과 함께 소비자들은 이제 커피를 마시는 행위에 그치지 않고 있다. 원두를 공부하고 개인 취향에 맞는 원두를 선택하거나 블렌딩하는 등 한층 진화한 문화를 보여주고 있다.

이에 발맞춰 커피업계에서는 ‘와인 테이스팅’처럼 커피를 맛보는 커핑(CUPPING) 교육부터 블렌딩 강좌 등 다양한 ‘클래스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빽다방’은 커피 원두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전하고 커피 전문가와 애호가들이 참여해 볼 수 있는 정기 커피 세미나를 한 달에 한 번씩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빽다방 원두로 사용되는 나라별 최고급 싱글 원두를 체험해 봄으로써 원두마다 지니고 있는 특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시간으로 활용한다.

스타벅스는 전국 여러 매장에서 ‘에어로프레스 추출법’ ‘핸드 드립과 커피프레스의 차이’ 등 일반 소비자들이 관심 있어 할 만한 다양한 주제로 커피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또 지난해 12월 개장한 리저브 매 ‘더(The)종로점’에서는 별도의 커뮤니티룸을 마련, 다른 산지의 원두를 한 가지 추출 방식을 통해 풍미의 차이를 경험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과 세 가지의 다른 추출 방식을 통한 풍미를 체험해 보는 시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폴 바셋 역시 매월 광화문점, 압구정점을 포함한 여러 매장에서 브루잉 실습을 해보며 스페셜티 커피를 체험하는 ‘커피 클래스’를 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커피 시장 규모가 10조원을 돌파하는 등 ‘커피 공화국’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며 “실제 어떤 원두를 사용하고 있는지 소비자가 직접 오감으로 체험하도록 해 우수한 커피 원두를 알리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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