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株처럼 움직이는 비트코인…"결국 금(金)에 가까워진다"

이정훈 기자I 2026.02.10 09:27:44

글로벌 디지털자산 운용사 그레이스케일, 투자자 보고서서 전망
S/W주 따라 급락한 비트코인…"자체 문제 아닌 기관 위험회피 탓"
"비트코인 아직은 가치저장+성장주 성격, 궁극적으론 디지털 金"
"금 대체 위해선 양자컴퓨터 위협에 대한 대응력이 가장 중요"
"단기적...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아직까지 성장 과정에 있는 비트코인이 지금 당장엔 주식시장 내 성장주에 연동해 움직이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금(金)과 같이 움직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양자컴퓨팅의 도전을 극복하는 것이 필수적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2월 중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주식시장 주요 업종지수 등락률 비교(자료=그레이스케일)


글로벌 대표 디지털자산 운용사 중 하나인 그레이스케일(Grayscale)은 9일(현지시간) ‘마켓 바이트: 금보다 성장주와 더 비슷하게 거래되는 비트코인’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지난해 10월 역사상 최고점을 찍은 뒤 이어진 비트코인 하락추세는 최근 2주일 사이 더욱 가팔라졌다. 지난 5일 비트코인 가격은 6만달러에 겨우 턱걸이하며 고점 대비 50%나 추락했다. 이후 며칠 간 일부 반등하고 있지만, 가상자산시장 전반의 약세 흐름은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잭 팬들 그레이스케일 연구총괄 매니저는 “적어도 최근 12개월 동안 비트코인 가격은 초기 단계(성장 초입)의 기술(테크)주와 매우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왔다”며 비트코인 가격은 매출대비 기업가치(EV)가 상대적으로 높은 미국 소프트웨어 주식 지수와 매우 높은 연동성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2년 간 비트코인과 미국 소프트웨어 주식 간 매출대비 EV 비율 추이 (자료=그레이스케일)
그는 “EV/매출 비율이 높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시간이 지나며 비교적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대하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는데, 이는 대개 새로운 기술 기업의 특징”이라며 “가상자산 시장구조법안(클래리티 액트) 지연과 양자컴퓨팅 우려 문제가 있긴 했어도 최근 동반 하락 국면에서 비트코인이 소프트웨어 주식과 보조를 맞춰 움직였다는 점은 이번 약세국면이 비트코인의 독자적 문제라기보다 금융사들의 성장 지향 포트폴리오 전반에서 위험을 줄이는(디리스킹) 흐름과 더 관련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이에 팬들 매니저는 “이런 상관관계는 비트코인이 금처럼 가치저장 수단일까, 아니면 테크주처럼 성장 자산일까 하는 질문을 던지는데, 우리는 비트코인이 둘 다의 성격을 가진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디지털 통화이자 디지털 결제시스템으로, 공급 희소성과 국가로부터의 독립성 등 ‘통화로서의 금(monetary gold)’과 유사한 속성을 지니고 있고, 호황/불황 사이클, 잠재적 공격자, 수 많은 경쟁자들 속에서도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왔던 만큼 장기적 가치저장 수단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 네트워크는 우리의 생애를 넘어 계속 작동할 가능성이 높고, 자산은 경제·사회 환경의 다양한 결과 속에서도 실질가치(즉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가치)를 유지할 수 있기에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으로 비유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비트코인은 이제 17년 역사를 가진 아직 성장 과정에 있는 자산”이라며 “아직 금과 같은 ‘통화적 자산’의 지위를 확보하지 못했고, 바로 그 점이 투자 논리의 핵심”이라고 했다. 이어 “인공지능(AI) 에이전트, 휴머노이드 로봇, 토큰화된 자본시장을 특징으로 하는 미래 경제에서는, 지배적인 가치저장형 통화 자산이 금이나 은처럼 물리적 상품이 아니라 비트코인 같은 디지털·블록체인 기반의 상품이 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또 “지금 비트코인에 투자한다는 것은 이러한 잠재적 성장을 선제적으로 포지셔닝하는 일이며, 장기적으로 비트코인이 성공한다면 가격 수익률 특성은 성장주보다 금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점쳤다.

다만 비트코인이 이처럼 물리적 금을 대체할 잠재적 대안이 되기 위해서는 수수료 수익의 지속 가능성이나 결제를 위한 라이트닝 네트워크 성공 여부 등 여러 해결해야 할 질문이 있다고 지적한 팬들 매니저는 “현재 투자자들의 초점은, 양자컴퓨터가 기존 암호기술을 무력화할 수 있는 미래에 대비해 비트코인이 얼마나 준비돼 있는지, 즉 퀀텀(양자) 대응력(quantum readiness) 문제로 모이고 있다”고 봤다.

그는 “최근 몇 주간 단기 가격 변동이 시장의 관심을 끌었지만, 크립토 자산의 장기적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은 퀀텀 문제”라며 “비트코인이 이 도전을 극복할 수 있다면, 장기적 가치저장 수단으로서의 효용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게 될 것이고, 투자자들의 눈에서 비트코인은 금에 한층 더 가까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팬들 매니저는 “모든 시장에서 위험선호가 불확실한 가운데, 크립토 자산군의 단기 전망은 미국 상원에서의 클래리티 액트 진전(또는 지연) 여부에 좌우될 수 있다”면서 “사실 1월 상원 은행위원회(Senate Banking Committee) 절차가 지연된 것이 지난달 밸류에이션에 부담을 줬다”고 해석했다.

그는 “우리는 이 법안이 2026년에 법제화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로서는 전망이 더 불확실해졌다”면서도 “초당적 지니어스법안, 미국 규제기관들의 여러 변화, 다른 국가들의 병행 노력은 스테이블코인, 토큰화 자산, 공용 블록체인 기술의 다양한 응용에 대한 기관 투자 확대를 촉진하고 있다”며 “이러한 사용 사례가 전통적 사용자뿐 아니라 AI 에이전트에 의해서도 채택이 늘어날수록, 블록체인 네트워크와 그 네이티브 토큰의 가치로 전이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특히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자산 성장에 포트폴리오를 포지셔닝하려는 투자자에게, 가장 직접적인 수혜자는 이더리움(ETH)과 솔라나(SOL) 같은 선도 스마트컨트랙트 플랫폼과 체인링크(LINK) 같은 핵심 미들웨어 기술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또 거시적 추세가 크립토 자산군 전체를 견인하는 가운데, 혁신이 가장 활발한 영역은 프라이버시(privacy), 무기한 선물(perpetual futures), 예측시장(prediction markets) 세 가지”라며 “이러한 영역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지속될 경우 수혜를 볼 수 있는 자산으로는, 비트코인과 유사한 분산형 디지털 통화이되 프라이버시 기능을 갖춘 지캐시(ZEC), 예측시장으로 확장 중일 수 있는 무기한 선물 거래소 하이퍼리퀴드(HYPE) 등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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