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혁신당 합당 추진…넘어야 할 3가지 과제

하지나 기자I 2026.01.26 11:53:55

여권 분산 표 차단 기대 속 중도 확장 역행 우려
민주당 흡수합병 기류…지분·공천 갈등 변수
혁신당과 노선差…합당 이후 통합 시험대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합당 추진에 공식적으로 나서면서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지방선거의 압도적 승리 및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 안정화를 위해 합당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실제 합당 과정에서는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된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조국혁신당이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합당 제안을 수용하는 의사를 밝히면서 양당 간 합당 논의가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민주당은 당헌 당규에 따라 당원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권리당원 투표를 실시한 뒤 전국대의원대회 또는 중앙위원회 최종 의결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합당을 둘러싼 당내 시각차가 뚜렷하다. 사전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절차적 논란을 차치하더라도 합당이 실제로 선거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표 분산 막아야” VS “중도보수 확장 기조 역행”

민주당 내에서는 불필요한 여권 표 분산을 막기 위해서는 합당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중도 보수 확장 기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민형배 의원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은 6월 3일 지방선거 필승전략 중 하나라고 본다”며 합당 찬성 입장을 밝혔다. 박지원 의원 또한 “목표가 같으면 함께 걸어야 한다. 뭉치면 더 커지고 이익이고, 분열하면 망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오른쪽)가 지난해 12월 12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ㆍ개혁진보 4당 정치개혁 연석회의에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비롯한 4당 대표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합당이)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이라든가 서울시장 선거처럼 다소 중도 보수층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고 그 비중이 큰 지역의 선거에서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김남희 의원도 “현재 중도 보수까지 아우르는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데 조국혁신당과 합당을 하게 되면 보수의 결집을 촉진할 수 있다”면서 “오히려 왼쪽에 있는 당과 경쟁관계로 같이 치렀을 때 민주당이 중도까지 끌어안는 면이 있어서 선거 결과가 더 좋았다는 분석도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흡수합병’…선거 앞두고 지분 갈등 변수

두 번째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분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다. 민주당은 합당 과정에서 지분 논의는 있을 수 없으며 당명 역시 현재 ‘더불어민주당’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지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논의의 핵심은 내란의 완전한 청산과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우리가 어떻게 힘을 모을지가 주제인 것이지, 지분을 나누고 그런 논의는 있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당명에 대해서도 “우리는 유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겠나”라고 답변했다. 이는 사실상 민주당이 흡수합병 형태의 합당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조국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지방자치단체장의 경우 민주당 내 출마 후보군이 이미 상당 부분 윤곽을 드러낸 만큼 당내 분란을 야기할 수 있어 현실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문제는 이러한 논란이 비단 조 대표 개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합당으로 선거 지형이 새롭게 재편되는 만큼 후보자 개개인은 자신의 공천 및 선거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 왼쪽’ 혁신당…합당 이후 안정적 통합 관건

마지막으로 합당 이후 양당이 얼마나 유기적이고 화학적으로 결합해 안정적인 통합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조국혁신당은 그동안 민주당보다 상대적으로 진보적 성향이 강한 노선을 보여왔다. 향후 정책 노선에서 갈등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혁신당은 택지 소유 상한제, 토지 초과 이득세, 개발이익 환수제 등 토지공개념 3법을 주장하고 있으며 성별·장애·병력 등 모든 형태의 차별을 금지하는 차별금지법 추진 등 보다 진보적 개혁 과제를 전면에 내세워 왔다.

조 대표는 앞서 “조국혁신당의 DNA를 유지·보존·발전·확대시키는 방식으로 합당 문제를 판단한다는 게 저의 일관된 입장”이라면서 “(혁신당의) 독자적 비전과 정책을 포기하면서 합당할 수는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정당법상 정당에 둘 수 있는 유급사무직원은 중앙당에 100명, 시·도당 역시 100인 이내로 제한되면서 합당 이후 조직 개편 및 구조조정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연대냐, 합병이냐를 두고 합병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결국 지분 싸움이 관건이다. 더 가져오려는 자와 덜 주려는 자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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