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30일(현지시간) “지난 1년 동안 테슬라와 xAI 등에서 핵심 인력들의 이탈이 심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FT는 “과중한 업무 강도와 머스크 CEO의 정치적 발언, 전략적 급선회와 구조조정 등으로 직무 피로와 환멸을 느낀 인재들이 떠나면서, 머스크 CEO의 리더십과 기업 안정성에 균열이 드러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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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xAI·X 경영진·핵심 인재 줄줄이 퇴사·이직
테슬라는 전통적으로 머스크 CEO가 운영하는 사업체 중 가장 안정적인 기업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난해 4월 1만 4000명의 감원을 단행했다. CNBC 추산으론 1만 9500명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인력의 14% 규모로, 구조조정 과정에서 최고 경영진들도 줄줄이 퇴사했다.
머스크 CEO가 탄소배출 감소 목표의 핵심인 신규 전기자동차 및 배터리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그 대신 로봇 공학·인공지능(AI)·자율주행 로보택시를 우선시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하지만 정작 미래 전략 사업에서도 핵심 인재들이 대거 이탈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신흥시장을 타깃으로 추진했던 2만 5000달러짜리 저가형 전기차 제작 프로그램을 취소했다. 내부에선 ‘NV-91’, 온라인 팬들 사이에선 ‘모델 2’로 불렸던 차종이다. 이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머스크 CEO에게 직접 보고를 올렸던 대니얼 호는 지난해 9월 퇴사하고 구글의 자율주행 택시 부문인 웨이모에 합류했다.
공공정책 담당 임원인 로한 파텔과 하산 나자르, 파워트레인·에너지 부문 책임자인 드류 바글리노도 사업 방향 전환 이후 사임했다. 슈퍼차저 부문 책임자인 레베카 티누치는 머스크 CEO가 팀 전원을 해고하고 고속 충전소 건설을 지연시키자 우버로 자리를 옮겼다.
‘모델Y’, ‘사이버트럭’ 출시를 담당했던 데이비드 장이 지난해 7월 사임한 데 이어, 최고정보책임자(CIO)인 나게쉬 살디도 같은해 11월 회사를 떠났다. 18년차 베테랑이자 배터리 관련 모든 프로젝트의 핵심 인물로 평가받았던 비닛 메타는 올해 4월, 옵티머스 휴머노이드 로봇 프로그램을 담당했던 밀란 코박은 올해 6월 각각 사표를 제출했다. 이달에도 옵티머스 AI팀 리더였던 아시시 쿠마르가 메타로 이직했다.
지난 6월엔 테슬라 북미 영업·운영 총괄인 오메드 아쉬파르가 돌연 해고됐다. 매출 급감이 해고 사유로 추정된다. 그는 머스크 CEO의 오랜 최측근으로 ‘소방수’, ‘집행자’로 불릴 만큼 신뢰를 받았던 인물이어서 테슬라 직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아쉬파르 해고 이후 그와 함께 15년 동안 근무했던 북미 영업부 부책임자 트로이 존스도 곧이어 회사를 떠났다.
퇴사자 상당수는 머스크 CEO에 대한 비판을 꺼리지만, 스페인 지사에서 8년간 근무한 조르지오 발레스트리어리는 “머스크 CEO가 테슬라의 (탄소배출 감축) 사명과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 제도의 건전성에 큰 피해를 끼쳤다”며 공개적으로 사임 이유를 밝혔다. 직원들 사이에서도 머스크 CEO가 진보 성향 고객들을 외면하며 회사 매출이 급감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머스크 CEO가 2023년 출범한 AI 스타트업 xAI에선 인력 이탈 속도가 더 빨랐다. 올해 3월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엑스(X·옛 트위터)와 합병한 뒤 최고재무책임자(CFO)와 법무책임자가 일주일 간격으로 사임했다. 이후 지난 7월엔 X에서 린다 야카리노 CEO가 광고 수익 갈등과 독단적 의사결정에 반발해 사퇴했다.
한 달 뒤인 8월엔 xAI의 공동창립자이자 수석 엔지니어인 이고르 바부슈킨이 각각 회사를 떠났다. X의 커뮤니케이션 임원 데이브 하인징거와 존 스톨도 각각 3개월, 9개월 동안 근무한 뒤 원래 몸담았던 직장으로 복귀했다.
X의 제품·결제 책임자인 패트릭 트라우그버, X와 xAI의 인프라 엔지니어링을 총괄했던 우다이 루다라주와 인프라 엔지니어인 마이클 달튼 등 엔지니어 다수도 오픈AI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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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편향·리더십 논란 등에…직원들 “피로감·환멸 느껴”
사직 사유는 다양하다. 일부는 장기간 근무 후 휴식이나 창업을 선택했지만, 대다수는 주 120시간에 달하는 과중한 업무와 머스크 CEO의 정치적 편향, 회사의 불확실한 전략 방향에 환멸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직 고문은 “머스크 CEO의 세상에서 유일한 상수는 부하를 너무 빨리 소모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소식통들도 “머스크 CEO와 가까운 측근들이 안전보다는 감원과 효율성을 중시하는 결정을 잇따라 내려 내부 불만이 크다”고 거들었다.
특히 2022년 챗GPT 출시 이후 머스크 CEO가 경쟁심에 사로잡혀 오픈AI 샘 올트먼 CEO 견제에 몰두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xAI가 오픈AI를 상대로 인재 유출·기술 절취 소송을 제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한 전직 임원은 “머스크는 올트먼을 꺾는 데 모든 순간을 쏟아붓고 있다”고 말했다.
xAI의 일부 직원들도 머스크 CEO가 오픈AI 및 구글과 경쟁하기 위해 새로운 AI 기능을 서둘러 내놓느라 표현의 자유를 절대화하고 사용자 안전에 대해선 느슨하게 접근했다면서 반감을 표출했다.
실례로 머스크 CEO는 X에 통합된 그록(Grok) 챗봇을 정치적으로 덜 깨어있도록(woke) 만들라고 지시를 내렸고, 이후 이 챗봇은 아돌프 히틀러를 찬양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머스크 CEO는 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 극우 논객 옹호 등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갈등을 빚었다. 각 사업체 직원들은 가족과의 대화에서 머스크 CEO의 성소수자 권리 부정 발언, 보수 논객 찰리 커크 사건 관련 발언 등을 설명하기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대규모 인재 유출은 신규 직원 채용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인력 이탈 가속화가 머스크 CEO의 사업 운영 능력과 미래 전략을 재평가하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머스크 CEO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유주의적 검열 반대와 ‘실험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FT는 “그록이 최근 10대 사용자들과의 노골적인 성적 상호작용으로 논란을 일으켰는데도, 성적 행동을 조장하는 애니메이션 소녀 캐릭터 ‘애니’(Ani) 홀로그램을 사옥에 설치하는 등 기행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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