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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개 공사·농기계 보급한다는 北…`식량난` 속 실속 없었던 전원회의

권오석 기자I 2023.03.02 15:35:25

`농업 문제` 핵심 의제로 2월 26일부터 3월 1일까지 확대회의
관개공사, 농기계 보급, 간석지 개간 등 원론적 수준
통일부 "새로운 내용은 없고 대부분 기존 과제 반복"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극심한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이 ‘농업 문제’를 핵심 의제로 한 노동당 전원회의를 나흘 동안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올해 농업 생산량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나, 정작 이렇다 할 방법론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식량난 해결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지난 1일 농촌발전 전략과 경제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7차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마무리했다.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설모습. (사진=조선중앙통신)
2일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우리식 사회주의건설의 변혁적 발전을 강력히 촉진하게 될 투쟁지침을 책정하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7차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2월 26일부터 3월 1일까지 우리 혁명의 최고참모부인 당중앙위원회 본부에서 진행되였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전원회의에는 △새시대 농촌혁명강령실현을 위한 첫해 투쟁정형과 일련의 중요과업들에 대하여 △인민경제계획수행규률을 철저히 확립할데 대하여 △국가재정금융사업을 개선하는데서 나서는 당면한 문제들에 대하여 △조직문제 등이 상정됐다.

핵심 의제는 단연 농업 문제였다. 전원회의에 참석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국적인 농업생산량을 늘이기 위해 농사지도에서 편파성을 극복하고 전반을 책임지는 균형성을 보장하는데 주목을 돌리며 모든 농장들에서 정보당수확고를 높이도록 하는데 중심을 두고 투쟁하는 것이 중요한 농업생산지도원칙으로 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당에 강력한 영도체계가 서있고 전체 인민의 단결된 힘이 있는 한 못해낼 일이 없다”면서 “사회주의건설의 전면적 발전을 위하여, 우리 국가의 자존과 인민의 복리를 위하여 올해 알곡고지를 기어이 점령하고 농업발전의 전망목표를 성과적으로 달성해나가자”고 호소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북한은 농업 생산량 증대를 위해 △관개공사 추진 △새롭고 능률 높은 농기계 보급 △간석지 개간·경지면적 확대 △과학연구단위들 첨단 기지화 등을 강조했다. 개성과 같은 대도시마저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얘기가 전해질 정도임에도, 위기 상황을 벗어날만한 수준의 방안을 마련했다고는 보기 어렵다.

이날 취재진을 만난 통일부 관계자는 총평을 내달라는 질문에 “식량 증산과 관련해서 특별히 새로운 내용은 없고 대부분 기존 과제를 반복했다”고 답했다. 이어 “양곡 정책에 대한 언급이 없어서 이 부분은 논의하지 않았거나 또는 비공개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도 견해가 비슷하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아사자 속출에 따른 단기적 식량난 해결에 초점을 맞춘 전원회의가 아니라 지난해부터 중점적으로 추진한 ‘새 시대 농촌혁명강령’과 ‘새로운 농촌발전전략’ 실행을 촉진하기 위한 대책 회의 성격을 내포한다”며 “보도된 내용만 놓고 보면 새로운 목표나 전략, 구체적인 실행계획들을 발견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총장)은 “식량증산부분은 새로운 내용이 없으며, 농기계지원, 간석지개간, 살림집 건설 등은 결국 정부가 주도해서 할 사업”이라며 “현재 식량난을 초래한 양곡정책과 관련 별도 언급이 없으며, 기존 통제위주 공급책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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