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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닛케이 바이오테크에 따르면 후지필름홀딩스 산하 후지필름도야마 화학은 중증이 아닌 폐렴 증상을 보이는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3차 임상 실험을 진행한다. 이번 임상 실험에서는 국내에서 승인된 용법·용량보다 투여량을 늘리고 투여기간도 길게 한다.
피실험자는 20세부터 74세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다. 실시간 유전자 증폭(PT-PCR) 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이 나왔고 가슴 부분 영상에서 변형이 일어나는 등 폐렴 증세를 동반하지만 산소호흡기는 필요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임상 실험은 항생제나 수액 등의 표준치료에 아비간을 함께 처방하는 그룹과 표준치료에 위약을 사용하는 그룹으로 나누어 각각 28일간 진행된다.
목표 증례 수는 96개. 체온, 산소포화도, 가슴 부분 증상의 쾌전, 코로나19가 음성 반응이 나올 때까지의 기간 등이다. 구체적으로는 증상이 호전된 이후 48시간 후 일정 간격을 두고 2번의 RT-PCR 검사를 실시해 2번 모두 음성이 나온 환자를 추출해 투여기간부터 첫 번째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기까지의 기간을 아비간 투여 그룹과 위약 투약 그룹을 비교한다.
부차적인 평가항목으로는 부작용과 7점 척도에 의한 환자 상태 추이가 있다.
후지필름 측은 신속한 임상실험을 위해 “수십개의 증례를 먼저 등록한 후, 필요에 따라 증례를 늘리는 ‘어덥트 디자인’”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제3차 임상실험의 용법·용량은 첫날만 하루 1800밀리그램으로 2번 투여하고, 이틀째부터는 하루 800밀리그램으로 2번 투여해 최장 14일간 경구 투여한다. 일본 내에서 허용하고 있는 아비간의 용법·용량은 하루 1일 1600밀리그램으로 2번, 이틀째부터는 하루 600밀리그램으로 2번씩 5일까지 투여할 수 있다.
다만 닛케이 바이오테크에 따르면 아비간은 이미 과거 에볼라가 확산하던 시기, 이를 대비하기 위한 임상 실험에서 허용치를 넘겨 투여됐던 적이 있다. 당시는 신체 건강한 이를 대상으로 첫날은 1회 1800밀리그램씩 2번, 이틀째부터는 1회 800밀리그램으로 2번씩 최장 22일간 투여했지만, 부작용은 없었다.
일본감염증학회의 ‘코비드19을 치료하기 위한 바이러스약을 이용한 치료 방법’에도 같은 용법·용량의 치료가 권장되고 있다. 이번 임상실험은 이를 준용한 것이란 설명이다.
이미 피실험자 모집은 이뤄지고 있다. 후지필름은 “데이터 분석 후 빨리 국내 사용 승인을 신청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비간은 2014년 3월 일본에서 신형·또는 재흥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치료 효과·효능을 인정받았다.
아비간은 비분절형 마이너스닥 RNA바이러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복제에 관여하는 RNA-의존성 RNA중합효소제를 선택적으로 방해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면서 인플루엔자 외에도 에볼라나 마르부르크 병과 같은 복수의 감염증에 효과가 있다는 가능성이 시사된 바 있다.
그러나 기존 항(抗) 인플루엔자약에는 없는 작용 메커니즘인데다 동물실험의 결과, 생물의 발달 단계에 기형 등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리스크가 확인됐다. 이 때문에 기존 항인플루엔자약에 내성을 가지고, 더 높은 고병원성 인플루엔자 감염증의 만연에 대비하기 위한 일종의 ‘최종병기’로 후생노동성의 요청이 없는 한 제조하지 않고 있다. 또 일본 이외에서는 아비간을 승인한 국가·지역은 없다.
코로나19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비분절형 플러스 가닥 RNA 바이러스다. 그러나 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RNA의존성 RNA 중합효소제를 방해하는 작용을 하는 것이 아닌지를 놓고 중국·일본에서는 임상실험·임상연구·관찰연구가 실시되고 있다. 실제 중국 정부는 임상실험에서 코로나19에 대한 아비간의 유효성을 확인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 등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아비간을 대량 발주한 상태다. 후지필름은 아비간 증산을 위해 덴카 등에서 약품 생산에 필요한 원료를 조달하고 있다.
아비간의 성분특효는 2019년 실효돼 현재 후지필름은 제조특허만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효과가 입증된다면 제네릭 의약품으로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