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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후 2시 37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461.2원)보다 4.1원 내린 1457.1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6.2원 내린 1455.0원에 개장했다. 이날 새벽 2시 마감가(1454.7원) 기준으로는 0.3원 올랐다.
이날 환율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결과에 따라 변동성이 큰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9시 50분께 금리 동결을 발표하자 환율은 가파르게 하락하며 1450원선을 하회했다. 오전 9시 59분께 1449.6원을 터치했다. 전날보다 11.6원이나 급락한 것이다. 이후 오전 11시 무렵부터 이창용 한은 총재의 기자회견을 소화하면서 환율은 하락 폭을 좁혔다. 오후 12시 38분께는 1457.9원까지 되돌림을 보였다.
한은은 이날 금통위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0%로 동결했다. 기준금리를 유지하게 된 배경으로 ‘정치 리스크’를 꼽았다. 금통위는 “물가상승률 안정세와 가계부채 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예상치 못한 정치적 리스크 확대로 성장의 하방위험이 커지고 환율 변동성이 증대됐다”고 분석했다.
경기 상황만 보면 금리를 내려야 하지만 ‘환율 부담’이 발목을 잡았다.
이 총재는 “소비, 건설경기 등 내수 지표가 예상보다 많이 떨어지고 있어 경기 상황만 보면 지금 금리를 내리는 게 당연하다”며 “지난해 11월 금리 인하 이후 가장 큰 여건 변화는 비상계엄 사태에서 촉발된 정치적 리스크 확대였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적 변화가 환율에 크게 영향을 주고 있다”며 “현재 환율 수준은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털이라든지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로 설명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더 구체적으로는 “계엄 등 정치적 이유로 환율이 30원 정도 펀더멘털에 비해 더 오른 걸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앞서 외환시장에선 금리 인하와 동결이 팽팽한 상황이었다. 동결로 결정되자 한·미 금리 차 확대 우려가 완화되면서 원화 강세(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인하 소수의견이 나오고, 금리 인하 기조는 유지되면서 오는 2월 금통위에서는 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이 강해지면서 환율이 하락 폭을 일부 반납했다.
이 총재는 “저를 제외한 금융통화위원 6명 모두 3개월 이내에 현재 연 3.00%보다 낮은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글로벌 달러화 강세도 진정되면서 환율 하락에 힘을 실었다. 생산자물가지수(PPI)에 이어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예상보다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달러인덱스는 이날 새벽 12시 38분 기준 109.18로 소폭 하락했다.
아시아 통화 약세도 누그러졌다. 달러·엔 환율은 156엔대, 달러·위안 환율은 7.35위안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위험선호 심리가 회복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증시에서 순매수하며 환율 하락을 지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400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 2100억원대를 사들이고 있다.
국내은행 딜러는 “이날 환율은 금통위 영향이 컸다”며 “1월 금리 인하도 높게 봤는데 동결하면서 당연히 2월 인하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2월 인하에 대해 굳이 부인하지도 않았고,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인 기조를 확인한 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다음주 트럼프 취임…1월 추가 하락 제한
최근 윤석열 대통령 체포로 인해 정치적 불안이 다소 해소되고 있고, 금리도 동결하면서 환율 하락 압력이 크다.
또 미국 물가 둔화로 인해 달러 강세가 진정되긴 했지만, 오는 20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본격 취임하는 만큼 달러와 환율이 다시 꼬리를 들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국내은행 딜러는 “미 소비자물가 발표로 인해 단기적으로 달러가 내려갔지만 약세로는 보지 않는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서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도 있지만 예단하긴 어려워 1월 중에 환율이 더 내려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