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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대법관은 “저는 대장동 ‘그분’의 실체가 규명됐는지, 의혹이 해소됐는지 이런 부분은 모른다”며 자신의 결백함을 주장하는 데 집중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을 개최한 이유에 대해 “정치권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지만 저는 여전히 대선을 앞둔 엄중한 시기인 만큼 그저 잠자코 있으려고 했다”며 “그럼에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아 소상하게 밝히는 것이 옳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조 대법관은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와 인연이 전혀 없다고도 강조했다.
조 대법관은 “저는 김만배 씨와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단 한 번도 만난 일이 없고 일면식도, 통화한 적도 없다”며 “김만배 씨뿐만 아니라 대장동 사건에 관련돼 있다고 하는 그 어느 누구와도 일면식도 통화도 없었다”고 했다. ‘김 씨와 성균관대 동문이기는 하나 그 자체가 의심의 사유가 될 수는 없는 것’이라고도 했다.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자신의 이름이 언급된 점에 대해서는 에둘러 유감을 표명했다.
조 대법관은 “엊그제 전 국민에게 생중계되는 방송 토론회에서 한 후보자가 현직 대법관을 직접 거명하며 ‘화천대유 관련해서 지금 그분이 조재연 대법관이라는게 지금 확인이 됐다’며 직접 현직 대법관 성명을 거론했다”며 “제 기억으로, 일찍이 유례가 없던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토로했다.
다만 그는 “현재 대선 시국에서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여야 간 공방이 많이 있어 대선 후보자의 발언에 대해서 제 의견을 말하지는 않겠다”면서도 “타인의 명예를 중대하게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정의에 원칙’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자신의 딸이 김 씨 측이 제공한 빌라에 거주한다는 녹취록 내용과 관련해서도 반박을 이어 갔다.
그는 “저는 30년 가까이 현재 살고 있는 주거지에서 계속 거주해 왔고, 제 딸들은 (저와) 함께 거주하고 있다 딸 하나는 2016년 결혼으로 분가해 서울에서 거주하고, 다른 딸 하나는 작년에 결혼해 분가해서 (경기도 용인) 죽전에 살고 있다. 막내딸은 저와 함께 살고 있다”며 “저나 저희 가족, 제 친인척 중에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 받은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
대장동 녹취록 속 ‘그분’으로 자신이 언급되는 배경에 대해선 “저는 녹취록을 본 적이 없어서 제 이름이 명백히 기재돼 있는지는 모르겠다”며 “녹취록에 ‘그분’이란 말이 나오는데 그 위에 누군가가 ‘조재연?’을 가필했다는 것을 들었다”고 얘기했다.
조 대법관은 이번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서 어떤 연락도 받은 적이 없다’며 자신의 무고함을 연신 강조했다.
그는 “제 기억에 대장동 사건이 검찰에 접수된 것이 반년 가까이 되는데 그 사이에 제가 검찰에서 단 한 번의 연락, 단 한 번의 문의·조사 요청도 받은 일 없다”며 “검찰이 볼 때 필요하다면 즉시 저를 불러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조 대법관은 “주민등록등본 제출 등 필요한 자료 제출은 대법원이든 검찰이든 어느 기관에서든 요청하면 즉시 공개하겠다. 회피할 이유가 없다”며 자신의 결백을 재차 강조했다. 다만 법적 조치 여부에 대해선 “현재로서는 검토하고 있단 말씀만 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최근 한 일간지는 ‘2021년 2월 4일자, 김만배·정영학 녹취록’을 분석한 결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정영학 회계사에게 언급한 ‘그분’은 현직 A대법관이라고 보도했다. 녹취록에 등장하는 ‘그분’은 당시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조 대법관을 가리킨다.
해당 매체 보도에 따르면 김 씨는 해당 녹취록에서 “저분은 재판에서 처장을 했었고 처장이 재판부에 넣는 게 없거든, 그분이 다 해서 내가 원래 50억을 만들어서 빌라를 사드리겠습니다”고 언급했다. 또 이 매체는 김 씨가 “아무도 모르지. 그래서 그분 따님이 살아. 형이 사는 걸로 하고”라며 조 대법관의 딸이 자신이 제공하는 특정 주거지에 거주한다는 발언을 한 내용도 담겨 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는 이 같은 대화 맥락에서 ‘그분’이 등장했을 뿐, 천화동인 1호 소유주를 의미하는 ‘그분’ 언급 자체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