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 두산밥캣은 모트롤 지분 100%를 2460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모트롤은 1974년 설립된 유압기기 제조기업이다. 2008년 두산중공업에 인수돼 두산모토롤이 됐다가 2010년 두산에 합병됐다. 이후 두산그룹은 모트롤을 물적분할해 두산의 100% 자회사로 만든 다음 2021년 사모펀드(PEF) 운용사 소시어스PE-웰투시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에 4530억원에 매각했다.
이번에 두산밥캣이 인수하는 것은 모트롤 중에서도 민수부문에 해당한다. 지난해 12월 모트롤은 민수부문과 방산부문으로 인적분할했다. 방산부문의 경우 사명을 MNC솔루션으로 바꾸고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알짜 계열사였던 모트롤은 주요 매출처인 중국 시장이 위축되면서 실적이 부진한 상태다. 2020년 매각 당시 연결기준 매출 6638억원, 영업이익 578억원이었지만 지난해 매출은 2500억원, 영업손실 30억원을 나타냈다.
모트롤 입장에선 기존 주력 제품이었던 굴삭기용 부품에서 추가적으로 로더, 산업차량 등으로 제품이 확대되는 등 안정적인 매출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또 모트롤은 그동안 주로 중대형 건설기계의 유압부품을 생산했으나 최근에는 소형 건설기계까지 제품 라인업을 확장했다. 수직계열화를 통한 두산밥캣의 경쟁력 강화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장비 역시 엔진 등 내연기관은 배터리를 통한 전동화가 쉽지만 유압 시스템은 전동화가 쉽지 않다”며 “두산밥캣의 경우 앞서 업계 최초로 완전 전동화된 콤팩트 트랙 로더를 선보였지만 여전히 유압기기 부문에서는 모트롤이 국내에선 전통적 강자”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모트롤 인수금액 역시 두산밥캣의 재무여력 등을 고려했을 때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고 판단한다. 모트롤의 자본총계인 2285억원과 유사한 수준인데다, 두산밥캣은 1분기말 기준 차입금을 제외하고도 5400억원 순현금을 기록 중이다.
다만 최근 중국 시장이 부진한 상황에서 수익성 개선 및 시너지 효과가 본격화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모트롤의 주요 고객사 중 중국 업체 비중이 높기 때문에 중국의 건설기계 수요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전사에 미치는 수익성 개선 효과는 미미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