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만 아프리카 환자 살린 수녀…아산상에 정춘실 진료소장

안치영 기자I 2025.09.23 11:23:24

의료봉사상 김웅한 교수…심장병 어린이 무료 심장수술
'바하밥집·푸른고래 리커버리센터' 부부…사회봉사상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의료 시설이 전혀 없는 아프리카 빈민 지역에서 저소득·소외 지역 주민을 위해 헌신한 수녀가 아산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와 함께 26년간 17개국의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844명의 무료 심장수술을 집도하고 현지 의료진에게 의술을 전한 의사가 의료봉사상을 받는다.

제37회 아산상 수상자 정춘실 성 데레사 진료소장(오른쪽)이 케냐 소외지역 환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아산사회복지재단)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제37회 아산상 수상자로 한 케냐 ‘성 데레사 진료소’의 정춘실 진료소장을, 의료봉사상에 김웅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를 선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아산상 수상자인 정춘실 진료소장은 인천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돕겠다는 일념으로 1995년 영국에서 수녀로 종신서원을 했다. 이후 단순히 돕는 것을 넘어 생명을 살리는 실질적인 방법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해 영국 미들섹스대학교에서 간호학을 공부했고, 1999년 간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그는 의료 시설이 전혀 없는 케냐의 빈민 지역에서 성 데레사 진료소의 문을 열어 운영을 주도했고, 말라위에서는 ‘음땡고 완탱가 병원’의 책임자로서 의료·행정 체계를 정립했다. 그가 운영하거나 책임자로 있으면서 의료 혜택을 받은 환자만 약 80만명에 달한다.

의료봉사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웅한 교수는 26년간 △중국 △몽골 △우즈베키스탄 △에티오피아 등 17개국의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844명의 무료 심장수술을 집도하고, 현지 의료진 3000여 명에게 교육을 통해 의술을 전했다. 김 교수는 선천성 심장병 환아와 가족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사회적 편견을 개선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그는 ‘심장병 수술을 받은 아이는 약하다’는 사회적 편견에 맞서며 2016년부터 환아들과 꾸준히 산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선천성 심장병을 이겨낸 청소년들과 함께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등정에 성공했다.

사회봉사상에는 노숙인 무료급식소 ‘바하밥집’과 고립·은둔 청년 회복기관인 ‘푸른고래 리커버리센터’ 등을 운영하며 27년간 소외된 이웃들의 자립에 힘써온 김현일·김옥란 부부가 선정됐다. 바하밥집은 주민등록 재등록과 기초생활수급비 신청을 돕는 등 노숙인들이 다시 사회로 돌아갈 수 있는 힘을 키워주고 있다. 푸른고래 리커버리센터는 청년들이 고립에서 벗어나 건강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연간 110~120명의 자립준비청년과 50~80명의 고립·은둔 청년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제37회 아산상 수상자. 왼쪽부터 정춘실 성 데레사 진료소장, 김웅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김현일 씨, 김옥란씨(사진=아산사회복지재단)
시상식은 11월 25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 강당에서 개최된다. 아산상 대상 수상자인 정춘실 진료소장에게는 상금 3억원, 의료봉사상 수상자 김웅한 교수와 사회봉사상 수상자 김현일·김옥란 부부에게는 각각 2억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또한, 복지실천상, 자원봉사상, 효행·가족상 3개 부문 수상자 15명에게도 각각 2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되는 등 6개 부문 수상자 18명(단체 포함)에게 총 10억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한편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하거나 효행을 실천한 개인 또는 단체를 격려하기 위해 1989년 아산상을 제정했다. 각계의 전문가들로 심사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후보자 공적에 대한 종합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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