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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공식 선언에 추세를 관망하던 각국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그랜트 로버트슨 뉴질랜드 부총리는 베이징 올림픽에 장관급 외교 사절을 파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로버트슨 부총리는 “미국의 결정 때문이 아니라 코로나19를 우려한 결정”이라며 한발 물러선 모습을 취했다.
대다수의 친미(親美) 성향 국가들은 외교적 보이콧 합류를 검토하면서도 공식 발표엔 신중을 기하고 있다. 캐나다 외무부는 “미국의 결정을 통보받았고 동맹국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으며, 영국·호주 정부도 보이콧을 고려 중이라고 했다. 일본은 국익의 관점에서 판단할 것이라는 입장을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직접 언급했다. 유럽연합(EU)은 “외교적 보이콧은 각 회원국들이 결정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미·중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고 있는 한국도 아직까진 말을 아끼는 상황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다른 나라의 외교적 결정”이라며 “특별히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결정에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미국 측에 강렬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명한다. 미국에 엄정한 교섭(항의)을 제기했고, 앞으로 결연한 반격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이냐는 물음에 “미국은 앞으로 잘못된 행위에 대가를 지불하게 될 것”이라며 “다들 제대로 지켜 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