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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한국에서 20~30대 조직원을 모집해 캄보디아와 라오스로 데려간 뒤 이성에게 호감을 얻어 돈을 가로채는 ‘로맨스 스캠’ 수법을 교육했다.
조직원들은 SNS 프로필에 한국계 외국 여성 사진을 올리고 남성들에게 무작위로 접근해 일주일 이상 대화를 이어가며 호감을 산 뒤 가상자산이나 금 선물거래 등에 투자를 권유했다.
이후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가짜 사이트로 남성들을 유인해 허위 정보와 수익률을 제공해 신뢰를 형성한 뒤 적게는 100만 원, 많게는 20억 원 이상 투자하도록 했다.
‘오빠’, ‘자기야’ 등 호칭을 써가며 연애 감정을 불러일으킨 이들은 사기를 의심하면 “나를 믿지 못하는 거냐”며 그동안 쌓은 친분을 내세웠다.
A씨 등은 남성들이 수익금을 돌려달라고 하면 세금과 수수료 명목으로 다시 입금을 요구한 뒤 잠적했다. 이런 수법으로 올해 1월부터 8개월간 가로챈 돈은 122억 원에 달했다.
피해자의 연령대는 20~70대까지 다양하며, 대부분 남성으로 현재까지 확인된 사람만 84명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비슷한 수법으로 남성을 사칭해 여성을 속인 사례도 일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등은 가로챈 돈을 현지 호텔이나 클럽 등에서 유흥비로 탕진했고, 하루 최대 사기 금액 10억 원을 달성했을 땐 ‘기념 폭죽’도 쐈다.
경찰은 지난 4월 피해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서 조직원 20명을 검거했고 이들이 사용한 220여 개 계좌 추적을 통해 피해액이 흘러간 경로와 외국에 있는 조직원 6명을 인터폴 수배해 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