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아연·영풍정밀 공개매수를 진행 중인 고려아연·베인캐피탈과 MBK파트너스·영풍은 국내 은행·증권사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약 4조 5000억원을 차입했다. 차입 규모는 고려아연·베인캐피탈이 약 2조 5000억원, MBK파트너스·영풍이 약 2조원이다.
고려아연은 자사주 공개매수를 위한 2조 6635억원의 자금 중 2조 1635억원을 차입금으로 조달했다. 메리츠금융그룹으로부터 1년 만기에 6.5% 금리로 1조원을 빌렸고, 오는 21일 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으로부터 1조 1635억원을 조달한다. 고정금리 5.5%로 최대 1년 안에 갚아야 한다. 이로 인한 이자비용은 약 129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고려아연과 함께 공개매수에 나서는 베인캐피탈은 한국투자증권에서 3437억원을 조달했다. 이자비용은 약 148억원이다. 또 최 회장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도 영풍정밀 공개매수 자금 마련을 위해 하나증권에서 연 5.7% 금리에 9개월 만기로 1000억원을 차입했다. 고려아연, 베인캐피탈, 제리코파트너스의 이자비용 합산 규모는 약 1438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맞서 MBK파트너스는 공개매수에 필요한 1조 9596억원을 차입한다. NH투자증권으로부터 1조 5785억원을, 영풍으로부터 2713억원을 빌린다. 금리는 연 5.7%, 만기는 9개월이다. 영풍은 MBK파트너스 자금 대여를 위해 단기로 3000억원을 차입했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감당할 이자비용은 1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물론 조기 상환 여부에 따라 이자비용이 감소할 수 있다. 하지만 양측의 공개매수 경쟁이 격화될 경우 정반대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당초 MBK파트너스·영풍은 공개매수를 위해 NH투자증권으로부터 1조 4906억원을 빌릴 예정이었지만, 공개매수 가격을 높이며 차입 규모는 1조 5785억원으로 늘었다. 추가 공개매수 가격 상향 조정이 이뤄진다면 이에 따른 자금 조달 규모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증권사들은 공개매수 주관 수수료로도 짭짤한 수익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주관을 맡았고 하나증권은 제리코파트너스의 영풍정밀 공개매수 주관사다. NH투자증권은 MBK파트너스·영풍 측 공개매수 주관사이자 자금 조달 파트너로서 주관 수수료, 인수금융 주선 및 자문 수익 등으로 1000억원 이상의 수익이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