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상위원회는 8일 2013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벨기에 이론물리학자인 프랑수아 앙글레르(80) 브뤼셀자유대 교수와 피터 힉스(84) 영국 에든버러대 교수 등 2명을 선정, 발표했다. 당초 힉스 입자 발견에 지대한 역할을 한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CERN)가 ‘기구(organization)’로서 노벨 물리학상을 첫 공동 수상할 가능성이 예상됐으나 선정되지 못했다.
이날 노벨 물리학상 발표는 당초 예정시각보다 1시간 가량 지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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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글레르 교수는 당시 로버트 브라우트 교수와 함께 처음으로 이같은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한달 뒤 힉스 교수는 질량을 부여할 새로운 입자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보완한 논문을 냈다.
CERN은 지난 1992년부터 10조원 이상을 투입해 힉스 입자 검출에 나섰고, 지난해 7월 일본 연구진이 포함된 아틀라스(ATLAS)팀과 한국 연구진이 포함된 CMS팀이 힉스 입자로 추정되는 입자를 발견했다.
당시 발견된 것이 힉스 입자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으나, 지난 4일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국제연구팀이 힉스 입자의 존재를 최종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연구팀은 힉스의 질량이 양자(수소의 원자핵)의 약 134배인 125.5기가전자볼트(GeV)이며 힉스의 스핀(소립자의 자전)값이 당초 이론대로 0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은 힉스 입자와 관련한 이론을 세운 과학자들이 받게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다만 유럽 출신인 앙글레르 교수와 힉스 교수 외에 미국 출신인 제럴드 구랄닉과 칼 하겐, 톰 키블 등 비슷한 시기에 힉스 입자와 관련한 논문을 출간한 3명이 제외된 데 대해서는 일부 논란이 있다.
앙글레르 교수와 힉스 교수는 지난 1997년 유럽물리학회가 수여하는 고에너지입자물리학상, 2004년 울프상(Wolf Prize), 2010년 미국 물리학회가 수여하는 사쿠라이상 등도 공동 수상한 바 있다. 브라우트 교수는 지난 2011년 사망했다.
이날 수상과 관련해 고병원 고등과학원 교수는 “표준모형과 관련해서는 연구가 거의 끝난 것이 사실”이라면서 “현재 우주의 신비와 관련해 표준모형으로 이해할 수 있는 건 우주에너지의 5%에 불과하다. 나머지 25%는 암흑물질이며 70%는 암흑에너지인데, 앞으로 이쪽과 관련한 연구를 계속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물리학계의 연구방향과 관련해 힉스입자 발견 과정에 참여했던 박인규 서울시립대 물리학과 교수는 “표준모형 완성은 또다른 시작”이라며 “한국 연구팀은 탑쿼크와 힉스, 미지의 입자 등 기존에 진행해 오던 연구를 계속 발전시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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