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미상 3회 수상한 ''바이올린 여제''
안드레아스 해플리거와 11일 내한 리사이틀
부단한 노력으로 완벽한 연주 선보여
9·10일 서울시향 공연 ''구원투수''로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바이올린 여제’, ‘완벽함의 상징’. 미국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45)을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그래미상을 세 번이나 수상한 그는 냉철할 정도로 완벽하게 균형 잡힌 연주로 유명하다. 그래서 혹자는 그를 ‘얼음 공주’ 또는 ‘얼음 여왕’이라 부르기도 한다.
|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 (사진=마스트미디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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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힐러리 한은 자신이 완벽주의자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그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루틴, 습관, 강박 모두 전혀 없고 완벽주의 또한 없다. 완벽주의는 창의적인 사고를 갖게 하는데 방해 요소가 될 뿐”이라며 “연주자로서 나 자신을 잘 알고 있고, 본능을 믿을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힐러리 한이 무대에서 완벽한 연주를 들려주는 이유는 그만큼 부단히 노력하기 때문이다. 힐러리 한은 “무언가를 개선해야 한다면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한다”며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자신을 “두려움을 피하기보단 흥미에 따라 나아가는 사람이다”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노력을 통해 완벽을 보여주는 힐러리 한의 무대를 1년 만에 다시 한국에서 만날 수 있다. 힐러리 한은 음악적 영혼의 동반자인 피아니스트 안드레아스 해플리거와 오는 11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듀오 리사이틀을 연다. 이번 공연에선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1~3번 전곡을 연주한다.
|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 (사진=마스트미디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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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한은 관객과의 소통도 적극적이다.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진행한 프로젝트 ‘100일 간의 연습’(100daysofpractice)이 대표적이다. 100일 동안 자신의 연습 영상을 팬과 공유하는 프로젝트다. 힐러리 한은 “‘100일 간의 연습’ 프로젝트는 늘 연습을 하며 살아가는 연주자의 100일이라는 시간을 함께 나누기 위한 것이었다”라며 “공연을 하거나 작업하는 것을 뽐내기 위함이 아닌, 작업을 하는 그 과정을 나누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처음엔 모두가 지루해 할 것이라고 생각한 프로젝트였지만, 예상 외로 많은 팬과 연결고리를 만들게 됐습니다. 댓글을 읽는 것만으로 사람들이 연습에 대해 가지고 있는 압박과 금기를 짐작할 수 있었죠. 연습은 비상사태나 극한의 위기, 생존에 대한 것이 아닙니다. 연습은 일상에서 건강한 흐름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스스로에게도 자비를 베풀어야 합니다.”
힐러리 한은 2006년 첫 내한 이후 오케스트라 협연과 개인 독주회 등으로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한국은 관객의 자유분방한 에너지가 있고, 멋진 팬들과 아름다운 공연장이 있어서 좋다”며 연이은 한국 방문에 대한 들든 소감을 전했다.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도 많다. 힐러리 한은 “한국의 마트는 다양한 해산물과 채소를 볼 수 있어서 좋다. 채소 코너의 수많은 초록색 채소를 보는 것만으로도 매번 즐거움을 느낀다”며 “한국의 전통 디자인, 건축 양식 등이 보여주는 상징과 색감은 영감을 불어 넣어준다”고 말했다.
|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 (사진=마스트미디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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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힐러리 한은 11일 공연에 앞서 9일 롯데콘서트홀, 1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서울시립교향악단 정기연주회 협연자로 긴급 투입된다.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협연 예정이었으나 고열을 동반한 인후통으로 출연이 무산돼 힐러리 한이 ‘구원 투수’로 나섰다. 힐러리 한은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 지휘로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