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투 운동'' 등 사회 변화가 반영
"게임사 자체 자율적으로 선성성 줄이기 노력"
관람객 참여형 이벤트 늘리는 등 ''가족 행사''로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한때 부스 모델들의 선정적 옷차림으로 논란이 되곤 했던 게임 전시회 지스타가 건전해지고 있다. 이른바 ‘부스걸’로 불리는 여성 모델들이 사라졌다. 일부 가슴 패인 의상을 입고 있는 여성들이 있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얌전한 수준이다.
게임 속 캐릭터의 코스프레도 과도하지 않은 수준에서 진행됐다. 게임 마니아들의 축제였던 지스타가 가족들도 올 수 있는 행사로 변모하는 분위기다.
행사 이틀째인 16일 전날보다 많은 인파가 몰렸다. 지스타 사무국 집계 1일차 총 관람객 수는 4만1584명으로 지난해 첫날보다 3.6% 늘었다.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이 몰려드는 이틀째(16일)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일반 관람객들이 몰려드는 BTC관은 몰려든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넥슨,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펍지, 에픽게임즈 부스가 몰린 공간은 이동하기 불편할 정도였다.
| 펍지 부스에서 바라본 지스타 2018 BTC관 전경. 배틀그라운드, 포트나이트 게임 경기가 있는 시간대면 주변 부스에는 관람객들로 빽빽했다. |
|
전과 달라진 점은 게임 방송 중계가 늘었다는 점과 부스 앞에 있던 부스걸들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중국에서 만든 모바일 게임 ‘소녀전선’ 부스 앞에 모델들이 서 있었지만 게임 속 캐릭터를 코스프레한 정도였다. 그나마도 선정적이거나 야하게 느껴질 정도는 아니었다.
게임 업계를 오래 취재했던 한 기자에 따르면 10년전과 비교하면 최근 지스타는 건전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다. 당시만 해도 각 게임사 부스마다 화려하게 치장한 부스걸들이 서 있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최근 2~3년 동안 급속히 바뀐 것 같다”며 “사회 분위기가 예전과 달라지면서 자체적으로 선정성 경쟁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투’ 등 여성 인권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게임사 자체적으로 선정성 경쟁을 줄여나갔다는 얘기다.
| 소녀전선 코스프레 |
|
자연스럽게 자사 게임을 중계하거나 관람객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프로그램이 이번 지스타에 늘었다는 게 업계 후문이다. 혹자는 예전과 달리 지스타가 ‘재미 없어졌다“고까지 말했다.
그러나 다른 한 켠에서는 지스타에 대한 새로운 기대감이 올라오고 있다. 소수 게임 덕후들의 잔치가 아니라 일반 대중이 즐길 수 있는 행사다. 모바일 게임의 보급으로 게임 연령층이 높아졌고 이로 인해 한 가족이 같이 즐길 수 있는 게임 또한 늘었다.
이런 현상은 올해 지스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자녀의 손을 잡고 행사장에 온 부모들이다. 이들은 자녀와 같이 게임 업계 부스를 다녔고 기념 사진도 같이 찍었다.
| 배틀그라운드 체험존에 들린 엄마와 아들. 배틀그라운드 이동 소품인 다인승 오토바이를 타보고 있다. |
|
각 부스 게임사들도 다양한 이벤트로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카카오게임즈는 40인 배틀그라운드 경기 이벤트를 열었고, 넷마블은 유명 유튜버, 게임 전문 1인 방송 진행자 등이 나와 ’킹 오브더 파이터‘ 같은 자사 출시 게임을 소개했다.
| 넷마블 부스에서 진행된 게임업계 유명 유튜버·방송인과 함께하는 게임 소개 이벤트 |
|
넥슨 부스 앞은 관람객을 모객하는 진행요원들의 목소리가 수시로 들렸다. 대도서관 등 유명 유튜버 등이 다녀가기도 했다. 관람객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에픽게임즈는 게임속 조형물을 부스 앞에 가져다 놓았다. 포트나이트 특유의 캐릭터를 코스프레한 모델을 전면에 세워놓고 포토타임을 갖기도 했다.
| 에픽게임즈 부스 앞 포트나이트 캐릭터 코스프레 모델과 조형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