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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EF2016]장항준 영화감독 "부부는 함께 재밌게 놀 수 있는 관계"

김기덕 기자I 2016.10.19 14:52:27

이데일리 주최 제5회 세계여성경제포럼(WWEF)
"가족에게 늘 든든한 지원자·울타리가 되고 싶어"

장항준 감독이 19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세빛섬에서 열린 ‘제5회 이데일리 세계여성경제포럼(WWEF) 2016’에서 ‘소통과 경쟁, 함께 성장하라’를 주제로 의견을 말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부부는 함께 재밌게 놀 수 있는 관계이면 된다. 여성이 집안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따지기 보다는 내가 가정 내에서 할 수 있는 점을 먼저 생각한다”

장항준 영화감독은 19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린 ‘제5회 이데일리 세계여성경제포럼’(WWEF 2016)에 부부이자 동종업계 파트너인 김은희 작가와 함께 참석해 본인의 가정생활과 직업관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히 풀어냈다.

이날 첫번째 세션 ‘Orange 균형 - 소통과 경쟁, 함께 성장하라’의 모더레이터로 나선 뮤지컬 배우 옥주현이 장 감독에게 가정생활을 하는 것과 일하는 것이 어떻게 다르냐고 묻자 “장밋빛 꿈을 꾸는 결혼생활을 결코 상상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도 아내와 친구처럼 편하게 지내면서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장모님과 같이 살고 있는데 아이도 키워주시고 집안 일도 해주시면서 오히려 저희가 효도를 받고 있는 입장”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장 감독은 “제가 일하는 시기나 데뷔는 빨랐지만 아내가 왕성한 활동을 하면서 이름을 널리 알릴 때는 오히려 제가 침체기였다”며 “만약 둘 다 잘되고 있었다면 서로간 배려가 없을 수 있었는데 서로 균형을 잘 맞춰서 가는 것 같아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김 작가를 배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가족 구성원에 대한 애착도 드러냈다. 장 감독은 “결혼을 할때 아내로부터 아침밥과 청소 등 가사일을 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다”며 “내가 가족들에게 가족이여서 다행이라는 존재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딸이나 가족에게) 늘 든든한 지원자, 울타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내와 취향이 달라서 가령 돼지고기를 먹더라도 전 비계를 벅고 아내는 살코기를 좋아한다. 요리를 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설거지는 아내 몫”이라면서 “물론 먹고 나서 뒷정리나 분리수거 등은 장모님이 한다”며 청중을 폭소케 했다.

장 감독은 감독으로서 사회적 책임감과 직업 윤리에 대해서도 소신을 드러냈다. 그는 “엔터테인먼트가 사회의 트렌드를 반영하는 산업이라고 하지만 작업을 할 때 어떤 목적의식을 갖고 작품을 하지는 않는다”면서 “물론 작품이 사회적 기능도 있기 때문에 윤리와 책임의식을 갖어야 한다. 무엇보다 작품 스토리가 이율배반적이고, 사회구성원에 누가 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장 감독은 2002년 영화 ‘라이터를 켜라’로 메가폰을 처음 잡은 후 연출과 극본, 연기 등을 넘나들며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장 감독은 서울예술대학 연극과를 졸업했으며 영화뿐만 아니라 드라마, 예능에 이르기까지 여러 작품에 출연하며 대중에 이름을 알렸다.

아내인 김은희 작가는 드라마 ‘싸인’, ‘유령’ 등을 집필해 수사 장르 드라마의 새 장을 열었다. 장 감독은 특유의 입담을 내세워 예능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으며 ‘예능인보다 웃긴 영화감독’이라는 별명을 얻는 등 넘치는 끼를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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