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는 사육곰협회, 4개 시민단체, 구례군, 서천군과 함께 2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2026년부터 우리나라에서 곰 사육 종식을 선언하고 협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곰 사육 종식을 위한 협약의 핵심 내용은 △2026년 1월 1일부터 곰 사육 금지 △환경부, 구례군, 서천군은 보호시설 설치·운영 및 지원 △농가는 보호시설 이송 전까지 안전하고 건강하게 곰 관리 △시민단체는 후원·모금을 통해 곰을 보호시설로의 이송 협력 등이다.
지난해 기준 사육곰 개체수는 360마리로 꾸준한 중성화 조치로 10년전에 비해 3분의 1 가량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사육농가도 56곳에서 24곳으로 감소했다.
환경부는 “비좁은 뜬장(철장)에서 사육되다가 오직 웅담 채취를 위해 도축되어야만 철창을 벗어날 수 있었던 사육곰의 고통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는 데 모두 공감하고, 민관이 함께 노력해 웅담 채취용 곰 사육을 끝내고 남아있는 곰은 인도적으로 보호하자는 취지의 뜻을 모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이날 협약을 바탕으로 국회와 협의하여 곰 사육 종식을 법제화하기 위한 ‘곰 사육 금지 및 보호에 관한 특별법(가칭)’ 제정도 추진한다.
또한 2025년까지 참여 기관간 역할 분담을 통해 사육곰 보호·관리 기반을 조성하고, 2026년부터는 사육이 포기되거나 몰수된 곰을 보호시설로 이송해 정부가 인도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한편 환경부는 이날 협약체결에 앞서 같은 장소에서 열린 제2차 사회관계장관회의를 통해 ‘곰 사육 종식 이행계획’을 확정해 공개했다.
이 이행계획에는 앞서 언급된 곰 사육 금지를 위한 특별법 제정, 구례·서천에 정부 주도의 사육곰 보호시설 2곳 설치 외에, 일부 농가에서 중성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전시·관람용 곰을 이용해 연례적으로 자행하는 불법행위를 차단하고 농가의 사육시설 안전관리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사항이 포함됐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이번 곰 사육 종식 선언은 정부, 농가, 시민사회가 함께 곰 사육이라는 40년간 묵은 사회문제를 해결한 사례라서 더욱 의미가 크다”라며 “이번 선언이 종식의 끝이 아닌 시작인 만큼, 정부는 앞으로도 농가, 시민사회와 지속 협력해 이행계획을 차근차근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한정애 환경부 장관, 김순호 구례군수, 노박래 서천군수, 김광수 사육곰협회 사무국장,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 전진경 동물권행동 카라 대표, 최태규 곰보금자리프로젝트 대표, 우경선 녹색연합 대표 등이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