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전날 총선 백서를 만들 태스크포스(TF) 위원장으로 22대 총선에서 서울 마포갑에서 당선된 조정훈 의원을 선임하고 본격적인 실무 작업에 착수했다. 우선 이번 총선에 나섰던 당선·낙선자를 비롯해 당 주요 관계자를 TF위원으로 구성하는 인사를 완료하고, 구체적인 로드맵 등을 정할 계획이다.
조 의원은 이날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홍영림 여의도연구원장 등을 차례로 만나 볼 예정”이라며 “아직 기획 단계지만 5대 핵심 과제, 7대 로드맵을 우선 설정하고 당을 변화시킬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서는 전당대회 이전에 완성한다는 게 목표다. 조 의원은 “백서에는 총선 패배 원인과 당의 체질 변화를 위한 방안이 모두 포함되는데 혁신 과제를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인물이 당 대표가 되도록 후보들의 검증 작업에도 활용할 수 있다”며 “영남의 자민련으로 향하고 있다는 지적을 없애기 위해 당을 뿌리부터 바꿀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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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한 수도권 의원은 “전국구 선거에서 보수당은 어느 때부터 수도권 과반 확보라는 얘기조차 꺼내지 못하고, 전체 3분의 1 정도만 차지하는 것이 희망이 됐고, 모든 선거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충청권에서도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며 “선거를 앞두고 급하게 사람을 찾기보다는 새로운 인물을 미리 발굴해 지역 기반을 다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총선 패배 때마다 반복되는 백서 작업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21대 총선에서도 참패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백서를 만들었다. 선거 패배 원인으로 중도층 지지 부족, 막말 논란, 공천 문제, 전략 부재 등을 꼽았다. 이런 이유는 이번 총선에서도 똑같이 되풀이됐다는 지적이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당 관계자는 “백서를 적기에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형식적인 내용보다는 직접 선거를 겪어 패배한 후보들의 얘기를 들어보는 작업도 필요하다”며 “백서를 만든 이후에도 당 지도부 일부에게만 공유하지 않고, 당원들의 모두 볼 수 있도록 활용성을 높이는 방안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