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제주공항을 출발해 대구공항 착륙 직전 출입문이 열리는 사고가 발생한 아시아나 항공기에 탔던 승객은 연합뉴스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해당 항공기 탑승객들에 따르면 도착 10분가량을 남겨두고 갑자기 폭발음과 함께 좌측 중간에 있는 문이 열렸다. 한 남성이 갑자기 출입문을 열고 뛰어내리려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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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는 이런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영상 속 승객들은 좌석 팔걸이를 손으로 꼭 잡은 채 좌석 등받이 시트와 옷이 펄럭일 정도의 강한 바람을 그대로 맞고 있었다.
놀란 승객들은 비명을 질렀고 열린 문쪽에 앉은 승객들은 호흡 곤란을 겪는 등 불안에 떨어야 했다.
특히 해당 항공기에는 내일(27일) 울산에서 열리는 전국소년체육대회에 참가하는 제주 초·중등 육상 선수들이 탑승했다. 이들 역시 공포에 떨었고, 교사들은 아이들의 심리 상태를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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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와 경찰은 출입문 앞 좌석에 앉아 출입문을 개방한 혐의(항공보안법 위반)로 30대 A씨를 공항에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항공보안법 23조에 따르면 승객은 항공기 내에서 출입문, 탈출구, 기기의 조작을 해서는 안 되며 이를 위반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사고 비행기에는 승객 194명과 승무원 6명이 타고 있었으며, 승객 12명이 병원으로 옮겨져 안정을 취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소년체전에 참가하려던 선수들로, 제주교육청은 이들이 10대인 초·중학생인 만큼 밤사이 건강 상태를 계속 확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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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여객기의 출입문은 비상상황을 대비해 기내에서 신속하게 열고 나갈 수 있게 돼 있는데, 1000피트(약 305m) 이상 상공에선 항공기 내외부 기압 차로 쉽게 열리지 않지만 그 이하의 고도에선 비행 중이라더라도 문을 여는 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다는 게 항공업계 설명이다.
문이 열린 아시아나 여객기도 착륙을 앞두고 약 200m 상공에서 날고 있었고, 항공기 안팎의 기압 차가 줄어든 상황에서 문을 열기는 어렵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기체 결함 때문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정확한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또 A씨가 문을 열 때 승무원들이 적절한 조치를 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당시 승무원들이 복도 건너편에서 안전띠를 한 채 착륙을 기다리고 있었고 비상구 출입문 옆 좌석에 앉아 있던 A씨가 문을 열려고 하자 급하게 다가갔지만 제지하기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호흡 곤란을 호소하고 체포될 당시 혼자 걷지 못하는 등 정상적인 대화를 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안정을 찾은 뒤 다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