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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정부는 지난달 자사고·외고·국제고 존치 결정을 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당시 브리핑에서 “학생·학부모의 선택권을 존중하고 공교육의 다양성·창의성을 확대하기 위한 취지”라며 존치 이유를 설명했다. 동시에 기존 외고·국제고(40%)에만 적용되던 사회통합전형 20% 의무 선발 제도를 전국단위 자사고에도 확대 적용하고 미달일 경우 일반전형으로 전환 선발할 수 있게 했다.
종로학원의 2024학년도 사회통합전형 선발 경쟁률 분석에 따르면 전국 단위 자사고 31곳, 외고 28곳, 국제고 8곳 등 학교가 지원자 부족으로 사회통합전형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이들 학교의 사회통합전형 정원은 2403명인데 지원자는 1230명에 그쳐 1173명이 미달됐다. 이에 일반 전형 모집정원이 586명가량 늘어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같은 상황에서 올해 중3부터 적용되는 ‘2028 대입제도 개편’으로 내신 부담이 완화되면서 이들 학교에 대한 선호도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대입제도 개편을 통해 수능은 9등급제가 유지되고 내신은 5등급제로 완화되면서 수능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간 치열한 내신 경쟁이 자사고·외고·국제고 진학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꼽혀왔다.
◇통합수능·내신완화, 경쟁률 높여…‘사교육 과열’ 우려도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방침이 상대적으로 수능에 강한 이들 학교의 경쟁률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능을 잘 준비할 수 있는 자사고 경쟁률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2028 수능이 문·이과 학생들 모두 통합사회·통합과학을 응시해야 하는 ‘통합수능’으로 치러지면서 문과 상위권 학생들이 수능 고득점을 위해 외고·국제고 진학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임 대표는 “문·이과 통합 수능으로 재편되면서 문과 학생들도 수학·과학 시험을 잘 보면 의대나 이공계 대학을 진학할 수 있는 문호가 열렸다”고 설명했다.
특목·자사고 경쟁률이 높아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사교육 과열 우려도 제기된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지난달 강득구 의원실과 공동 발표한 사교육 실태조사 결과 월150만원 이상 고액 사교육비 지출 비율은 자사고가 일반고(7.1%) 대비 4배(29%), 외고·국제고가 3배(21.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