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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3대 메가뱅크 중 하나인 미쓰이스미토모은행(SMBC)에선 상담원 도우미 AI 챗봇을 개발하려고 IBM 왓슨과 작업 중이었죠. 학습데이터를 일일이 만들어줘야 했는데, 6개월 정도 지나니 정확도가 91%였다고 해요. 그런데 저희가 미국 실리콘밸리 전시회에 나갔을 때 저희 부스에 노태깅(NO tagging)이란게 붙어 있으니 SMBC서 관심을 두더라고요. 처음에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고 했더니 75%가, 파인튜닝(Fine-tuning)을 하니 2주 만에 정확도가 95%가 나왔습니다.” 데이터 노태깅은 로그인 후 Q&A 및 문서를 업로드 하기만 하면 즉시 AI 답변봇을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자연어 인지검색 솔루션 기업인 올거나이즈의 신기빈(43)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는 올거나이즈가 일본에서 잘 나가는 이유에 대해 물으니 SMBC와의 인연을 이렇게 설명했다.
일본 고객사 많아…2025년 일본 증시 상장 목표
올거나이즈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2017년 설립됐다. 직원은 50여 명으로 한국, 미국, 일본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2,500여 곳의 국내외 기업이 고객사인데, SMBC, 노무라증권, KDDI(일본 2위 민간통신사) 등 일본 기업이 많다. 2025년 일본 증시 상장이 목표다. 그는 “(현대카드, KB 증권 등 국내 고객도 있지만) 일본에서 호응을 받고 있다”며 “우리 솔루션은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형태인데, 일본이 의외로 SaaS 문화가 익숙하다”고 했다.
올거나이즈의 비전은 ‘모든 사무직 업무를 AI를 통해 혁신시키겠다’는 것. 단순한 업무를 세 번 반복해야 하는 일이라면 자동화하자는 취지다.
핵심 기술은 ‘자연어 이해’, ‘비정형 문서인지’ 기술 등이다. 이는 업무자동화 툴인 ‘알리(Alli)’에 적용돼 있다.
신기빈 CAIO는 “자연어 이해는 AI가 문자의 의미와 의도를 이해해 동일한 내용을 다른 형태로 질문해도 정확한 결과를 제공하는 것으로, K팝 팬덤 플랫폼 ‘케이타운포유’는 올거나이즈의 ‘알리’의 AI 챗봇 기능을 통해 굿즈 배송 관련 고객 상담의 60%를 자동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비정형 문서인지에 대해선 “AI가 PDF, MS워드, 파워포인트, 엑셀 등 일반적인 문서들을 읽고 이해해 답변을 추출하는 기능”이라면서 “사내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업무 관련 문서를 기업 챗봇에 올리면 질문에 자동으로 답해 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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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붙이니 올거나이즈 핵심기술과 시너지
‘알리’의 업무 자동화 기능 중 더 많이 쓰는 것은 기업용 챗봇이라고 한다. 그는 “아무래도 유저인터페이스 측면에서 채팅봇이 편하기 때문아닐까”라고 했다.
‘알리’는 슬랙, 팀즈, 라인, 카카오톡, 페이스북, 네이버웍스 등 다른 업무용 소프트웨어와도 연동되는데, 지난해 11월 AI 세상을 뒤흔든 오픈AI의 ‘챗GPT’와도 연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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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CIAO는 “알리에 GPT-3.5 기반의 ‘챗GPT’를 연동해 ‘알리GPT’를 만들어 삼쩜삼에 연말정산용으로 공급하니 사람들의 질문이 달라지고 답변도 달라지더라”면서 “우리가 자연어 이해(NLU)기반 문서 내 주요 정보 추출 등에 집중하면 고객과의 대화 영역은 GPT가 돕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알리GPT가 되면서 개발자 입장에서도 키워드 검색에서 자연어 인지 검색으로 사람들의 습관이 바뀐 걸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대화형 채팅으로 바뀐 검색의 패러다임을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챗GPT 같은 초거대 AI(LLM) 시대가 활짝 열렸으니, 올거나이즈는 ‘자연어 이해’, ‘비정형 문서 인지’ 같은 AI에서 자신 있는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대화는 챗GPT에 맡기겠다는 의미다.
그는 “모든 제품군을 챗GPT와 연동했다”면서 “현재 우리가 집중해야 할 AI 개발 분야를 찾아 글로벌하게 숨 가쁘게 진행되는 기술 개발 경쟁에서 살아남는 제품군을 고도화하는 게 숙제”라고 덧붙였다.
파이브락스 창업 성공신화 쓴 이창수 대표가 창업
올거나이즈는 2025년 일본 증시 상장을 목표로 한다. 시리즈A 투자는 마무리됐다. 일본 글로벌브레인 등이 160만 달러를 시드 투자했고(2018년), 스파크랩벤처스, 베이스인베스트먼트, 라구나인베스트먼트, 패스트인베스트먼트 등이 340만 달러를(2019년),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스톤브릿지벤처스, 일본 SMBC와 한/미/일 기존 투자자 등이 1000만 달러를(2021년)투자했다.
올거나이즈는 파이브락스(5Rocks)를 창업하고 2014년 미국 모바일 광고 업체 탭조이(Tapjoy)에 약 500억원에 매각했던 이창수 대표가 세운 두 번째 회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