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올랜도 집결…삼성·LG전자, 美서 냉난방공조 총력전

공지유 기자I 2025.01.20 16:36:58

다음달 북미 최대 공조전시회 참가
AI 열풍으로 HVAC 시장 지속 성장
삼성, 레녹스 합작법인 CEO 임명
LG, ES사업본부 신설하고 HVAC 집중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냉난방 공조(HVAC) 주요 시장인 북미 공략 강화에 나선다. 가전을 넘어 최근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주목받고 있는 HVAC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선점해 공을 들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다음달 10~12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공조전시회 ‘AHR 엑스포 2025’에 참가한다.

(출처=AHR 2025)
AHR 엑스포는 미국 난방냉동공조학회가 주최하는 전시회다. 매년 1500여개의 글로벌 업체들이 참가해 최신 트렌드를 공유하고 신기술을 소개하는 자리다. 이 자리에서 국내 가전업계도 최신 냉난방 공조 기술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북미는 유럽과 함께 HVAC 주요 시장으로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북미 HVAC 시스템 시장 규모는 2023년 467억4000만달러(약 67조8000억원)에서 오는 2032년 757억5000만달러(약 11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최근 들어 탄소 감축과 에너지 효율 수요, 친환경 정책에 힘입어 전 세계적으로 많은 국가들이 열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주는 HVAC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미국 역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화석연료 대신 전기나 지열 등을 사용하는 ‘히트펌프’에 대해 세금 혜택과 보조금 등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최근 AI 수요가 높아지면서 열관리의 중요성이 더 부상하고 있다. AI 시대를 맞아 글로벌 기업들은 연이어 AI 데이터센터 등에 대한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가 많은 열을 발생시키는 만큼 HVAC 기술이 필수인 것이다. 글로벌 기업 중에서는 존슨컨트롤스, 트레인, 다이킨, 캐리어 등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데,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은 HVAC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 가정용 히트펌프 EHS ‘클라이밋 허브 모노(Climate Hub Mono)’ 실내기 제품.(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북미 냉난방 공조 3위 기업 레녹스와 합작법인 ‘삼성 레녹스 HVAC 노스 아메리카’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에는 빅터 고메즈 ‘삼성 HVAC 아메리카’ 최고경영자(CEO)를 합작법인 CEO로 임명했다.

삼성전자는 가정용 히트펌프 ‘에코 히팅 시스템(EHS)’ 제품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에서 미국 시장에 출시 예정인 ‘가정용 히트펌프 EHS’를 공개했다.

LG전자 모델이 지난해 1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북미 최대 공조 전시회 ‘AHR 엑스포 2024’에서 주거용 전기화 솔루션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는 최근 들어 기업간 거래(B2B) 비중 확대에 나서면서 HVAC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HVAC 사업을 기존 H&A사업본부에서 분리하고, ES사업본부를 신설해 별도 사업본부 체제로 꾸렸다. 또 10년 가까이 해온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축소하고 HVAC에 집중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LG전자는 초대형 냉방기 ‘칠러’를 중심으로 주거용 공조 솔루션 등을 소개하며 북미 점유율 강화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대용량 제품인 터보 칠러 분야에서 글로벌 5위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북미에서 AI 수요 증가, 공장 증설 등으로 HVAC 사업의 주목도가 더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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