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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코로나19 금융ㆍ실물경제 여파 과거 전염병보다 크다

김경은 기자I 2020.03.12 12:06:58

한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
금융시장 충격 1개월 넘게 지속
실물경제 소비위축 등 부정적 여파 가시화
제조업 생산ㆍ투자 부정적 영향은 아직 제한적
유럽 확산 속도 등 지켜봐야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0년 3월) 설명회. 사진 왼쪽부터 장정수 정책협력팀장, 박종석 부총재보, 이상형 통화정책국장, 이지호 조사총괄팀장.(사진=한은)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코로나19가 과거 감염병 사례에 비해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훨씬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울러 유럽 등 주요국으로 확산이 가속화하고 사태 장기화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전례없는 감염병 확산에 따른 투자와 생산 위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금융시장 충격 과거 사태때보다 커져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주가와 장기시장금리가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으며, 반응 정도는 과거 사례(사스, 신종플루, 메르스)에 비해 큰 편으로 나타났다.

회복속도 측면에서도 과거 감염병 확산 시에는 사스(중중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당시의 장기금리를 제외하고, 충격 발생 후 13거래일 이내에 회복했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주가와 장기금리 모두 3월 들어서도 직전 수준을 크게 하회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세계 경제 및 글로벌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우리나라 경제와의 연관성 등이 과거보다 크게 높아진데다, 실물경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외국인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채권투자는 3조7000원 확대(1월21일~2월말)했고, 주식투자의 경우 이 기간 5조4000억원을 순매도 했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대외건전성이 아직 양호하다는 평가가 우세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투자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회사채시장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도 신용스프레드가 소폭 확대에 그치는 등 신용경계감에 큰 변화는 없는 모습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신용스프레드가 우량물과 비우량물 모두 평균 0.01%포인트 내외의 상승에 그쳤으며, 발행시장에서도 견조한 투자수요가 뒷받침되며 우량·비우량물 모두 순발행을 기록하고 있다.

출처:한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코로나19, 국내 성장률 낮추는 요인”

코로나19가 과거 전염병 사태에 비해 실물경제에 미치는 여파가 커 올해 국내 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과거 사스 사례의 경우 감염병 확산이 중국 및 인접국으로만 국한된 데다 경제적 충격도 단기간에 그쳐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으나, 현재 중국은 세계 최대 교역·관광교류국인 데다 글로벌 분업구조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 코로나19가 여타 국가로도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금번 사태의 영향이 과거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국내경기는 크게 위축되었다가 감염병 확산이 진정되면 성장흐름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은 외국인관광객수(서비스수출)와 내국인 국내소비를 중심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코로나19가 생산 및 투자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까지는 제한적이라는 것이 한은의 분석이다.

이지호 한은 조사총괄팀장은 “제조업 생산차질이 최근에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국내 생산 차질로 발생하는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생산과 투자 모두에 적지 않은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박종석 부총재보는 “최근 들어 코로나 사태가 유럽 등 여타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이 경우 코로나19 충격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가중될 수 있다”며 “이 부분이 염려가 큰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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