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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녹취록에는 박정훈 전 대령이 ‘집단항명수괴죄’로 입건돼 국방부검찰단의 압수수색을 받는 과정에서 해병대 수사관이 경북경찰 수사관에 항의한 내용이 담겼다. 당시 박 전 대령은 채상병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군 검찰이 아닌 경북경찰에 사건을 이첩했는데, 돌연 경북경찰에 이첩된 사건 자료가 국방부검찰단에 회수되고 박 전 대령은 ‘항명죄’로 수사를 받게 됐다.
녹취록 속 해병대 수사관은 경북경찰 수사관에 “너무한다고 생각 안 하시나. 저희가 범죄자 취급을 받으면서 압수수색을 당하고 있다”며 “사람이 죽었다. 사실 규명을 위해서 그 책임자를 찾고 진실 밝히고 이게 뭐가 잘못됐나”라고 따졌다. 이에 경북경찰 수사관은 미안한 듯 연신 한숨을 쉬며 “(진실을 밝히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저도 진짜…”라며 말을 잇지 못하고 안타까워했다.
해병대 수사관은 “저희 수사단장(박정훈 전 대령)님이 형사 입건됐다. 휴대폰도 압수당하고 압색(압수수색) 다 들어오고 여기도 지금 동시에 다 들어와있는데 무슨 근거로 사건 기록이 그렇게 가야 되고, 왜 경북청에서는 이첩 받았다고 정당하게 말을 못하시고, 뭐가 그렇게 무서운지를 잘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겁났으면 이렇게 말도 안 했다. 무고한 해병대원이 죽었다. 부모님 앞에서 저희가 맹세를 했다.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밝혀서 저희도 예방을 못했다면 저희도 처벌받겠다고 했다”고도 했다.
그러자 경북경찰 수사관은 떨리는 목소리로 “알고 있습니다”고 답하고는 감정에 북받친 듯 흐느끼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해병대 수사관이 “대선배이신 것 알고 있다. 죄송하다”고 말하자 경북경찰 수사관은 감정을 추스리며 “알겠다”고도 답했다.
이에 대해 전 의원은 “미안해하는 경북청 수사관의 눈물 섞인 호소 목소리를 다 들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대통령이 불법적으로 외압을 행사하고 (자료) 탈취에 관여한 것이란 강력한 암시를 이 통화 내역이 웅변하고 있다. 만약 이 사실이 맞다면 대통령은 직권남용 등 불법적 사유로 탄핵 사유가 될 수도 있는 어마무시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래서 이 자리에 있는 모든 분들이 진실을 거부하고 선서를 거부하고 위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정답은 이 사안은 특검으로 갈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