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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이데일리 김대웅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이 군비 경쟁으로 옮겨붙고 있다. 남중국해 등 분쟁 지역에서 군사력을 강화하기 위해 양국 모두 두자릿수의 국방예산 증액을 예고하고 나선 것. 표면적으론 양국 안보라인이 첫 회동을 가지며 정상회담까지 논의되고 있지만 물밑에선 한 치의 양보없는 힘겨루기가 전개되는 양상이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양국의 동북아 패권 경쟁에서 뇌관이 된 우리로서는 더욱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美, 국방예산 61兆 늘린다…`이라크戰 수준 증액`
미국은 이라크 전쟁 이후 최대 폭의 국방예산 증액을 예고했다. 트럼프 정부가 앞서부터 환경 예산을 줄이고 국방 예산을 역대 최대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공언해 왔지만 구체적 액수가 거론된 건 처음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은 지난 27일(현지시간) 의회에 공공의 안전과 국방을 이유로 국방비의 10% 증액을 요청했다. 내년도 국방예산을 540억달러(약 61조원) 늘린다는 계획이다. 미국의 연 국방비는 지난 2015년 6370억달러(약 723조원)이었다. 트럼프 요청대로 증액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국방비 증액 기준으로 2007년 12%, 2008년 1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전년비 증가를 기록하게 된다. 당시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이라크 전쟁으로 2만명을 추가 파병한 때였다.
트럼프는 앞선 연설에서 “(국방비 증액은) 혼란스러운 전 세계에 우리의 힘을 보여주기 위한 메시지”라며 “우리 군은 전쟁을 억제할 무기를 갖춰야 하며 유사시 승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늘어난 국방비를 친환경 예산 등 다른 부문에서 벌충할 계획이다. 백악관은 구체적으로 어떤 예산을 삭감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연방정부 전반에 걸쳐 예산을 아끼고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반대뿐 아니라 트럼프가 속한 집권 여당인 공화당 내부의 이탈표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실행 가능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中, 다시 두자릿수 증액 조짐..1조위안대 확실시
중국도 지난해 7.6%로 낮췄던 국방예산 증가율을 다시 두자릿수로 끌어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들어 예산이 많이 들어가는 군비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인데다 남중국해에서 미국과의 마찰 우려 등을 감안하면 두자릿수 증액이 이뤄질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내다보고 있다. 중국 국방예산 증가율은 2013년 10.7%, 2014년 12.2%, 2015년 10.1% 등으로 계속해서 두자릿수를 이어오면서 주변국들의 우려를 샀다. 이렇자 중국은 지난해 국방예산을 전년 대비 7.6% 늘어난 9543억위안(약 157조원)으로 책정하며 2010년 이후 처음으로 한자릿수 증액을 실시했다.
하지만 올해는 첨단무기 개발과 장비 현대화, 실전훈련 강화 등 거액의 예산비용이 투입되는 부분이 많아 20%대의 증액 필요성을 제시하는 전문가도 나오고 있다.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주도 하에 군사력 현대화와 함께 해군, 공군, 로켓군의 전력을 대대적으로 강화하려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중국의 국방예산이 1조위안(약 166조원)을 넘는 것은 확실시되고 있다. 쉬광위 중국 군축·감군협회 선임연구원은 “중국 군인 1명당 투입되는 연간 비용은 8만달러로 미국 43만달러보다 훨씬 낮다”며 “마라톤 같은 전력 경쟁에서 중국은 한참 뒤처져 있어 속도를 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초에도 국방예산이 30%까지 증액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실제로는 7.6%에 그친 것을 보면 올해도 예상 외로 증가율이 낮게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면 위에선 정상회담 추진..`화해·긴장 투트랙 전략`
한편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27일부터 이틀간 미국에 머물며 양국간 정상회담 논의를 추진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한 달여만에 시 주석과 첫 전화통화를 갖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겠다며 중국에 화해의 몸짓을 보인바 있다. 베이징의 한 외교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이 화해와 긴장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취하고 있어 향후 양국의 관계가 어디로 튈 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사드 배치 부지가 확정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양국 간 갈등도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중국은 여전히 사드 반대 입장을 고수한 채 한국과 미국을 향해 안보 위협을 가하는 행위라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반면 미국은 일본과 한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를 가속화해 북한에 대응하는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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