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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총리는 6일(현지시간)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하마스와의 전쟁 이후 누가 가자지구를 통치해야 하는지 묻는 질문에 “이스라엘이 전반적인 안보를 무기한으로 책임질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두 국가 해법에 반하는 조치로, 질문자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는 점을 함께 언급한 이후에 나온 것이어서 파문이 일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통치에 관여하지 않으면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과 같은 일이 재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가자지구의) 안보를 책임지지 않았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보았기 때문”이라며 “그것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하마스 테러가 분출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이 요구하는 ‘인도주의적 일시 휴전(교전 중단)’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며 기존의 강경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인도주의적 물품이 들어오거나 우리의 인질이 개별적으로 떠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교전을) 잠시 멈추는 것을 살펴볼 수도 있다”며 “전술적 측면에서 일시적 교전 중단이 있었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전면적인 휴전은 없다”고 거듭 힘주어 말했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3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이스라엘을 재방문했을 때에도 인질 석방이 전제되지 않은 휴전은 불가능하다며 미국의 요청을 거부했다. 미국은 이스라엘과 관련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네타냐후 총리를 계속 압박하고 있지만, 그의 뜻을 바꾸기는 어려워 보인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인터뷰에서 “나는 그것(일시 휴전)이 (하마스를 완전히 제거하겠다는) 전쟁 노력을 방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하마스 범죄자들에게 통하는 유일한 대응은 우리가 가하는 군사적 압력이기 때문에 (일시 휴전은) 인질을 구출하려는 우리의 노력을 방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강경책을 고수하는 데에는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막아내지 못한 데 대한 안보실패 책임론 등 국내 정치 상황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
네타냐후 총리의 이번 발언으로 국제사회의 반(反)이스라엘 정서는 더욱 악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동맹국들의 휴전 촉구가 잇따르는 가운데, 오는 12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는 이슬람협력기구(OIC) 특별 정상회의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슬람권 최대 국제기구인 OIC는 “이번 회의는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이스라엘의 잔인한 침략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라고 했다.
아울러 미국과 이스라엘 간 불협화음은 바이든 대통령의 내년 미 대통령 재선 시도에도 부적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날에는 친(親)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다수 거주하는 경합주에서 그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밀리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미 정부 내부에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절대적 지지가 가자지구 내 민간인 희생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국무부 직원은 최근 엑스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함께 수많은 민간인을 희생시킨 공범”이라고 공개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