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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업계에 따르면 DL건설은 총 공사비 1528억원 규모 평택 화양지구 도로 및 상수도 등 기반시설을 조성하는 공사를 수주했지만, 최근 조합이 170억원을 지급하지 못하면서 지난 10일부터 공사를 중단했다.
이번 평택 화양지구 도시개발사업은 경기 평택시 현덕면 화양리 일대 279만㎡ 면적 부지에 민간 주도로 대규모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당장 올해 8월 휴먼빌 퍼스트시티(1468가구)를 시작으로 내년 3월까지 △e편한세상 평택 라씨엘로(1063가구) △e편한세상 평택 하이센트(916가구) △포레나 평택화양(995가구) △힐스테이트 평택 화양(1571가구) 등 순차 입주가 예정돼 있었다.
기반시설 공사중단 사태가 길어질 경우 이같은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평택시가 나서 시공사와 조합 간 협상 중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사미수금이 명확한 상황에서 마땅한 대안 마련이 쉽지 않아서다.
DL건설 관계자는 “조합 측에선 3월에는 공사미수금을 해소하겠다는 입장이나 2개월여를 기다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공사 재개를 위해 공사미수금의 조속한 지급과 동시에 향후 안정적 자금 조달 등 구체적 계획을 달라고 요구한 상태”라고 말했다.
국내 주요 건설사 상당수가 공사미수금 누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각 건설사들의 재무건전성 악화는 물론 이같은 공사중단 사태 또한 올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주요 건설사들이 공사미수금 누적으로 차입금 증가세가 뚜렷하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공사미수금 회수가 지연되고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발채무 또한 불거지면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건설사들의 순차입금 합산 규모는 9조 9000억원으로, 전년 말 6조 1000억원 대비 3조 8000억원이 급증했다. 건설사 합산 매출채권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규모 역시 각각 27조 8000억원, 27조 1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조 4000억원, 3조 4000억원 늘어난 상황이다.
개별 건설사들 면면 매출채권 부담 또한 크게 높아졌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현대건설의 매출액 대비 매출채권 비중은 35.6%로, 전년 말(27.9%) 대비 7.7%포인트 크게 커졌다. 같은 기간 △DL이앤씨(19.2→24.2%) △포스코이앤씨(22.5→32.1%) △롯데건설(36.7→40.9%) △HDC현대산업개발(29.9→44.7%) △SK에코플랜트(25.9→35.3%) △신세계건설(17.8→49.2%) △KCC건설(26.3→43.7%)로 동일한 흐름을 보였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연구위원은 “준공 임박 물량의 집중, 후분양 전환 등 분양 환경 변화에 따라 공사미수금 및 미청구공사 규모 확대되면서 각 건설사들의 매출채권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여기에 공사비 급등으로 인한 가구당 도급액 상승, 도급액 협상 과정에서의 정산 지연도 매출채권 증가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전 연구위원은 “현재 매출채권 상당 부분은 분양 실적이 양호한 2022년 이전 공급 현장으로 구성된 점을 감안할 때 지난해 말부터 점진적인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분양 경기 침체가 시작된 2022년 하반기 이후 분양한 지방 주택과 비주택 사업장, 후분양 현장의 경우 회수 지연 및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