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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절감 달성했지만 투자유치 막혀 분사 명분 약화
1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최근 유노비아를 흡수합병하기로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합병비율은 1 대 0으로 신주 발행 없이 진행되는 100% 자회사 흡수합병이며 합병기일은 6월 16일로 정해졌다.
관련 소식이 공시된 지난 13일 일동제약은 넥스트트레이드(NXT) 애프터마켓에서 15.87% 급등했다. 이번 결정은 2023년 11월 신약 파이프라인을 떼어내 유노비아를 설립한 지 약 2년 만이다. 당시 일동제약은 연구·개발(R&D) 비용 부담을 덜고 외부 투자 유치를 통해 신약개발 자금을 확보하는 구조를 설계했다.
실제 분사 효과는 분명했다. 일동제약은 2023년 별도 기준 407억원의 영업손실에서 2024년 498억원 영업이익으로 흑자전환했다. 연결 기준으로도 2023년 539억원 적자에서 2024년 131억원, 지난해 195억원으로 흑자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투자유치 측면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냈다. 유노비아는 출범 당시 1000억원 규모 투자 유치를 목표로 했다. 하지만 이후 제약·바이오 투자 시장이 위축되면서 실제 투자 유치는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약 700억~800억원 수준에서 투자자 접촉이 이뤄졌지만 최종 투자로 이어지지 못하고 태핑 단계에 머문 것으로 전해진다.
대신 모회사인 일동제약에 핵심 자산인 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GERD) 치료제 파도프라잔을 매각하면서 94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당시 일동제약이 기술도입한 파도프라잔의 권리는 대원제약(003220)에 넘긴 권리를 제외한 자산으로 알려졌다. 해외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술이전 권리와 국내에서 동일 성분의 이종상표 의약품을 제조·판매할 수 있는 권리 등이 포함된다.
제약·바이오분야 전문 연구원은 “애초에 일동제약이 유노비아를 분사한 목적은 자금 조달 및 구조 조정이었다”며 “구조 조정을 통한 비용 구조 개선이라는 1차 목적은 달성했다. 하지만 외부 자금 조달에 실패하면서 분사 구조를 유지할 필요성이 약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주요 파이프라인의 비용 부담이 이미 상당 부분 해소된 점도 이번 합병 결정의 배경으로 꼽힌다. 유노비아의 핵심 자산 중 하나인 파도프라잔은 대원제약과의 공동개발 및 판권 계약을 통해 임상 비용 부담이 상당 부분 외부로 이전됐다. 대원제약이 국내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대규모 연구개발(R&D) 비용이 투입될 가능성도 낮다.
제약업계에서는 주요 파이프라인에서 대규모 자금 소요 구간이 지나간 상황에서 굳이 외부 투자 유치를 전제로 한 분사 구조를 유지할 필요성이 낮아졌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대규모 임상 비용 부담이 줄어든 만큼 일동제약의 흑자 기조를 흔들 수 있는 재무 리스크 역시 크게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상비용 부담↓·기술수출 속도↑…사업화 효율성 개선 기대
정책 환경 변화도 합병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국민건강보험 약가제도 개선방안을 통해 복제약(제네릭) 약가를 인하하는 대신 R&D 투자 성과가 우수한 기업에 대해 일부 우대 정책을 도입하기로 했다.
특히 혁신형 제약기업 기준을 충족한 기업이 출시하는 제네릭에 대해 상대적으로 높은 약가를 적용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중견 제약사의 경우 연간 R&D 투자 300억원 이상 또는 매출 대비 5%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일동제약은 2023년 별도 기준 R&D 투자 974억원(16.3%)으로 기준을 충족했다. 하지만 분사 직후인 2024년에는 94억원(1.54%) 수준으로 낮아졌다. 신약개발 기능이 유노비아로 분리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네릭 약가 인하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R&D 비중이 낮으면 정책 수혜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며 “결국 신약개발 기능을 다시 내부로 가져와 R&D 비율을 끌어올릴 필요성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상법 개정안 추진으로 자회사 중복상장이 어려워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유노비아의 분사는 상장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전략까지 염두에 둔 구조였다. 하지만 금융위원회가 중복상장 원칙적 금지를 골자로 한국거래소의 상장·공시 규정 개정 및 자본시장법 개정에 나서면서 해당 경로가 사실상 막혔다. 분사 구조의 실익이 줄어든 것이다.
결국 일동제약은 외부 투자 대신 내부 자금으로 R&D를 지속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유노비아가 보유하던 저분자 화합물 기반 경구용 당뇨·비만 치료제 ID110521156은 지난해 임상 1상을 마치고 기술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유노비아가 일동제약으로 흡수합병되면 해당 파이프라인의 사업개발 속도 역시 한층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수출 등 사업개발 기능이 기존에도 일동제약 내부 조직을 중심으로 이뤄져 온 만큼 조직 통합에 따른 의사결정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ID110521156의 임상 1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술 수출을 추진하겠다”며 “지금은 기술수출,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