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 내의 워커힐시어터가 몰입형 전시장 ‘빛의 시어터’로 변신한다. 첫 전시로 오는 27일부터 2023년 3월 5일까지 몰입형 예술 전시 ‘구스타프 클림트, 골드 인 모션(Gustav Klimt, Gold in Motion)’을 선보인다. 제주 ‘빛의 벙커’에 이은 두 번째 빛의 시리즈로, 20세기 황금빛 색채의 화가로 불리는 클림트의 작품을 빛과 음악으로 새롭게 재해석했다.
25일 워커힐호텔 빛의 시어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주최·주관사인 박진우 티모넷 대표는 “관람객들이 일상 속에서 예술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주안점을 두고 준비했다”며 “그저 행사를 하는 시어터가 아닌 예술을 감상하고 힐링할 수 있는 종합 문화공간으로 발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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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시어터’는 1963년 개관한 ‘워커힐 시어터’를 새롭게 단장해 만든 공간이다. 총 면적 약 1000평, 최대 높이 21m의 규모다. 프로젝터와 서버, 스피커, 영상 음향 자동화 시스템, 3D 음향 등을 통해 고화질 이미지를 구현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오스트리아 회화의 거장인 클림트의 명작을 프로젝터가 벽, 기둥, 바닥까지 투사한다. 클림트의 대표작 ‘키스’(1908)를 비롯해 ‘유디트’(1901), ‘생명의 나무’(1905~1909) 등을 감상할 수 있다. 프랑스 누보레알리즘을 대표하는 근대 미술 거장이자 ‘파란색의 작가’ 이브 클랭의 작품과 컨템포러리 아트 작품인 ‘벌스’, ‘메모리즈’를 볼 수 있는 ‘스튜디오’ 등 폭넓은 콘텐츠를 선보인다. 관객들은 전시를 통해 초상화, 풍경화, 누드화, 색채화, 도금화 등 100년 간의 빈 예술사를 돌아보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프랑스에서 시작된 몰입형 전시 프로젝트인 ‘빛의 시리즈’는 사용이 중단된 채석장이나 벙커 같은 오래된 장소에 100여 개의 프로젝터와 수십 여개의 스피커를 설치해 거장들의 예술작품을 시청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탈바꿈하는 문화재생 콘셉트의 전시다. 티모넷은 2018년 몰입형 전시 ‘빛의 벙커’를 통해 과거 국가 통신시설이었던 제주 성산 지역의 숨겨진 벙커를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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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디렉터인 지안프랑코 이안누치는 몰입형 전시에 있어 ‘공간과의 관계’ ‘관람객의 참여’ ‘공동의 참여’ 등 3가지 요소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옛 워커힐 시어터의 특징을 살리기 위해 샹들리에, 리프트와 같은 무대장치들을 그대로 보존해 과거의 흔적들을 재현했다. 또한 관람객들에게 무대 위 배우가 되는 순간, 작품과 내가 하나되는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공간에 스토리텔링을 더했다.
“각각의 전시마다 스토리가 있기 때문에 우리의 작업이 특별하다. 똑같은 주제를 다룬다 하더라도 뉴욕, 서울 등 어디에서나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하게 된다. 단순히 책에서 읽는 간접 경험이 아니라 관람객들이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전시를 보여주고자 했다.”
몰입형 전시에서는 각종 이미지와 작품, 음악들이 관람객들을 둘러싸기 때문에 발 아래에서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안누치는 “스스로의 동선에 따라 자신만의 고유한 전시를 구성하게 된다는 점에서 관람객이 전시의 액터, 구성원이 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좌석을 따로 지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기 때문에 전시를 보며 뛰어노는 아이들도 있고 춤을 추는 커플도 있었다고 한다. 그는 “신기술 덕에 우리는 다양한 방법으로 미술을 경험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전시가 더 많은 사람들의 교류와 만남의 장을 만들어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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