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순환道 안산~인천 차질…‘습지훼손 우려’ 반쪽공사

이종일 기자I 2021.05.17 15:18:05

안산~인천 구간 중 2구간 쪽 민원 야기
환경단체 "고속도로, 습지 관통 문제"
국토부, 1구간 우선 착공…2구간 보류
인천시 민관협의회 운영 “개선안 찾을 것”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건설 사업 중 안산~인천 구간 위치도. 2구간 빨간색 점선이 지나가는 곳 중 파란색 동그라미 부근이 습지보호지역이다. (자료 = 인천시 제공)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정부의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건설 사업에서 안산~인천 구간이 습지훼손 문제로 반쪽짜리 공사가 될 전망이다.

17일 국토교통부와 인천시에 따르면 국토부는 2030년 전체 구간 개통을 목표로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김포~파주~양평~안산~인천·263㎞) 건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체 13개 구간으로 나눠 시행하는 이 사업에서 안산~인천 구간(19.8㎞·왕복 4차로)은 환경단체와 주민 민원이 잇따라 제기돼 사업계획을 확정하지 못했다. 나머지 12개 구간은 이미 개통했거나 공사 중이다.

인천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국토부 계획대로 안산~인천 구간을 건설할 경우 연수구 송도6·8공구 주변 습지보호지역(2.5㎢·갯벌)의 중심부를 관통하기 때문에 습지가 훼손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습지보호를 위해서는 해당 구간을 해저터널로 만들거나 습지 밖으로 우회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인천녹색연합 관계자는 “송도습지는 습지보전법상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며 “람사르협약으로도 보호를 약속한 곳이어서 단 한 평도 훼손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송도8공구 더샵마리나베이 아파트 주민들은 해당 구간이 건립되면 아파트에서 200m 거리 주변으로 고속도로 차량이 다녀 소음·분진 피해가 우려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피해 최소화를 위해 고속도로를 아파트에서 멀리 떨어트려 건립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때문에 국토부는 안산~인천 구간에서 민원과 관련된 2구간 공사(남송도IC~인천남항·11.4km)를 보류하고 우선 1구간(시화~남송도IC·8.4㎞)부터 건립하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안산~인천 구간의 최적안을 마련했지만 2구간과 관련해 습지훼손과 주민 피해 민원이 제기돼 일부 공사를 연기하기로 했다”며 “1구간은 큰 문제가 없어 기본설계를 한 뒤 내년 하반기 실시설계에 들어갈 것이다”고 말했다.

1구간은 이르면 2023년 착공하고 2030년 개통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습지훼손 민원을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렵다고 보고 1구간 우선 착공을 결정했다. 2구간은 인천시가 민관협의회에서 환경단체 등과 합의점을 도출하면 설계를 진행할 방침이다.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위치도. (자료 = 인천시 제공)


인천시는 2구간 건설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시의원, 주민, 환경단계 관계자, 교수 등 23명으로 민관협의회를 구성했고 지난 7일 첫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국토부 건설사업을 대행하는 한국도로공사 직원이 참여해 안산~인천 구간 공사계획(국토부 원안)과 해저터널 건설안, 우회도로안 등을 설명했다. 해저터널이나 우회도로를 건설할 경우 공사비는 최소 3000억원 이상이 추가된다.

도로공사측은 국토부 원안에 대한 시의원, 환경단계 관계자 등의 우려 사항을 청취한 뒤 여러 방안을 검토해보기로 했다. 2구간 공사가 지체되면 제2순환고속도로가 연결되지 못하고 화물차 통행 등에 불편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시 관계자는 “올 연말까지 민관협의회에서 인천시 방안을 도출하겠다”며 “습지를 보호하고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2구간 공사가 늦어지면 안산~인천 구간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며 “1·2구간의 동시 개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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