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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중국의 대미 수출 통제 조치에 대해 “아직 평가 중”이라고 밝히면서도 그 영향을 완화하고 중국의 “강압적 행동”을 억제하려고 조처하겠다고 밝혔다.
NSC는 “이러한 새로운 통제는 중국으로부터 중요한 공급망 위험을 제거하고 다변화하기 위한 다른 국가들과의 노력을 강화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의 결정에 대해 침묵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언론 브리핑에서 미국이 중국의 이러한 반응을 예상했는지, 연방정부는 중국의 움직임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베단트 파텔 부대변인은 즉시 공유할 논평이 없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미 상무부는 내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양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의 보복성 대응으로 여겨지는 것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의 대중 반도체 추가 제재에 대한 보복을 강화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무역전문가는 FT에 “중국이 보복 조치로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차기 트럼프 행정부에 보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이 대미 수출을 엄격하게 통제하기로 한 주요 광물은 갈륨, 게르마늄, 안티몬, 흑연과 같은 광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에 필수적인 요소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갈륨 공급량의 98%와 게르마늄 60%를 생산하고 있으며, 2023년 기준 전 세계 흑연 공급량의 약 77%를 차지하고 있다.
커틀러 무역전문가는 미국이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조치가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불분명하다면서도 “그러나 중국이 다른 제품을 수출 통제 목록에 올릴 수 있으며, 이는 우리에게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보복 조치로 갈륨 등 가격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의 지난 3월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중국은 미국의 게르마늄 수입의 54%, 갈륨은 53%를 차지했다. 작년 중국이 봉쇄 조치를 발표했을 때 갈륨 가격은 27% 급등했다. 그 이후로도 갈륨은 80%, 게르마늄은 50% 상승했다.
프라샨트 가르그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 비즈니스 스쿨 교수는 SCMP에 중국의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 금지는 “통신, 재생에너지, 방위산업 등 주요 산업에 영향을 미친다”며 “갈륨은 5G 인프라와 위성통신에 필수적이며, 게르마늄은 방위 분야의 광섬유 및 적외선 광학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급망 변화가 이러한 영향을 확대하며, 갈륨은 하위 산업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갈륨과 같은 광물은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에서 핵심적이며 경제적 안정에 불균형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는 “갈륨과 게르마늄의 공급 중단은 AI와 레이더 장비와 같은 중요한 기술에 지연을 초래할 것”이라며 “스마트폰, 노트북, 스마트 홈 장치의 소비자 가격을 인상시킬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제3국에서 자원을 조달해도 중국 공급망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속 가능한 해결책이 되지 않으며 비용과 위험만 증가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지난 11월 발표한 연구에서 중국이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을 전면 금지할 경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가 34억 달러(약 4조8100억원) 감소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네달 나사르 수석 연구자는 “반도체와 같은 제품 가치의 일부를 구성하는 핵심광물에 대한 접근성을 잃게 되면 경제 전반에 걸쳐 수십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