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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지난 주 12일 미국, 중국, 터키 외 지역의 투자자가 디지털 토는 형태로 특정 상장회사의 주식을 구매하도록 하는 ‘주식 토큰’을 출시했다. 미국, 중국 등에선 증권형 토큰이 엄격하게 규제돼 이들 나라에선 출시되지 않았다.
주식 토큰을 보유할 경우 그 기초자산인 주식의 배당금, 액면분할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첫 번째로 출시된 주식 토큰은 ‘테슬라(TSLA)’로 바이낸스 이용자들은 바이낸스 자체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BUSD)으로 테슬라 주식 토큰을 구매할 수 있다. 테슬라 주식 토큰 1개의 가치는 주식 1주와 동일하도록 설계돼 있는데 0.01주 단위로도 매수할 수 있다. 다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는 없다.
그러나 유럽 규제당국은 ‘주식 토큰’이 기업 공개와 투명성을 관리하는 증권법을 준수하고 있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영국 금융행위 관리청(FCA)은 성명을 통해 “제품에 적용될 수 있는 규정 및 마케팅 방법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연방금융감독청(BaFin)은 “비밀 유지 의무로 인해 구체적인 사례를 언급할 수 없다”면서도 “토큰이 양도 가능하고 거래소에서 거래될 수 있고 배당금이나 현금 결제와 같은 경제적 자격이 있다면 증권신고서를 게시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주식 토큰’은 증권거래소에서 매매할 수 있는 주식과 같은 거래인데 투자자들에게 증권신고서를 투명하게 제공하고 있는 지를 살펴보겠다는 취지다. 그렇지 않다면 증권법을 위반했을 소지가 있다는 얘기다.
바이낸스는 독일 투자회사 CM-에쿼티AG(CM-Equity AG)와 협력해 주식 토큰을 출시했다며 증권법 규정 준수 등의 책임은 CM-에쿼티AG에 있다는 입장이다. CM-에쿼티AG는 주식 토큰이 유럽연합(EU)의 금융상품시장지침(Mifid II)을 준수했다고 항변했다.
법조계에선 바이낸스의 ‘주식 토큰’이 주식인지, 파생상품인지가 명확하지 않아 규제 회색지대에 있다고 보고 있다. 독일 규제당국은 독일 증권거래소, 도이체뵈르제에 암호화폐 관련 상품 상장을 허용할 정도로 암호화폐와 주식시장 간 상호 거래에 개방적이었으나 최근 주식 토큰에 대해선 규제 칼을 들이댈지 관심이다.
한편 홍콩에서도 바이낸스의 ‘주식 토큰’에 대해 증권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홍콩 현지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시몬스앤시몬스 법무법인측은 홍콩 거주자를 대상으로 증권 구매를 유도하는 행위는 증권선물위원회(SFC)의 인가를 필요로 하는 규제 대상 행위라고 밝혔다.
앞서 SFC는 2019년 3월 증권형 토큰이 ‘증권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즉, 증권형 토큰 광고 행위가 증권 거래 유도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싱가포르에선 암호화폐 거래소가 금융 규제 완화에 따라 합법적인 증권형 토큰 거래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