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 "1500원 과자 미결제도 절도"..헌재 "증거판단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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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락 기자I 2026.01.05 11:01:24

무인매장 품목 미결제로 절도 입건
검찰 기소유예 처분에 헌법소원
헌재 "평등권, 행복추구권 침해" 인용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에서 1500원 어치 과자 한 개를 실수로 결제하지 않고 나갔다가 절도죄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재수생이 낸 헌법소원이 인용됐다. 헌법재판소는 절도죄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검찰 처분이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했다고 봤다.
무인매장. 기사내용과 무관. 연합
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최근 헌재는 김모씨가 수원지검 안산지청에서 받은 자신의 기소유예 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됐다”며 9인 전원일치로 받아들였다.

헌재는 “청구인에게 절취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검사)은 청구인(김씨)에게 절도죄가 성립함을 전제로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며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또는 증거판단의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대입 재수생이던 김씨는 지난해 7월 24일 밤 10시32분쯤 한 무인 아이스크림 점포에서 1500원 상당의 과자 한 봉지를 결제하지 않고 가져갔다(절도)는 혐의로 입건됐다.

당일 김씨는 점포에서 아이스크림 4개와 해당 과자를 골라 무인 계산대에 가져온 뒤 과자는 빼놓은 채 아이스크림 4개와 비닐봉지 값 3050원만 결제했다. 김씨는 또 냉동고 위에 800원 하는 아이스크림 한 개를 놓고 다시 넣어 놓지 않았다.

점포 주인은 김씨가 과자를 훔치고 아이스크림 1개가 녹아 손해를 봤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는 매장 주인에게 합의금 명목으로 10만원을 지급했고 매장 주인은 합의서를 제출하며 선처를 요청했다.

김씨는 경찰에 ‘이어폰을 꽂고 노래를 듣느라 부주의해 과자를 깜박 잊고 결제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했고, 절도 전과나 형사처벌 전력도 없었지만 검찰은 물건값을 지불하지 않아 절도죄에 해당한다며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김씨가 수시로 휴대전화를 꺼내 확인했고 결제 내역 문자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과자를 따로 결제하지 않았으니 절도죄의 고의가 인정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CCTV를 살핀 헌재는 “단순히 재생되는 음악을 바꾸는 등 다른 목적으로 휴대전화를 꺼내 봤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휴대전화를 꺼내 확인했다는 사실만으로 절취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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