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그래도 술 한 병 사가야지"…주류 공들이는 면세점

경계영 기자I 2024.11.14 09:45:00

면세업계, ''가성비'' 주류에 주력
면세 한도 완화에 온라인 판매도 허용
희소성 높은 상품으로 ''고객 모시기''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한 모금 드시면 침샘을 자극하는 동시에 무화과와 초콜릿 풍미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지난 11일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본점 스타라운지에선 주류 전문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세계 3대 코냑으로 꼽히는 ‘헤네시’(Hennessy) 마스터클래스가 열렸다. 롯데면세점이 VIP를 초대하던 시음회에 인플루언서를 모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더 많은 고객에게 경험을 제공해 고객층을 다변화하기 위해서다.

모엣 헤네시에서 직접 나온 켈빈 추아(Kelvin Chua) 교육 매니저는 헤네시 코냑을 제품별로 설명하고 “코냑은 브랜디 종류 가운데 하나지만 모든 브랜디가 코냑은 아니다”, “사계절이 있는 한국에선 뚜껑을 연 후 6개월 내 마시는 것이 좋다”, “코냑은 디캔팅 과정이 필요 없다” 등의 코냑 상식도 소개했다.

켈빈 추아(Kelvin Chua) 모엣 헤네시 교육 매니저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본점 스타라운지에서 열린 마스터클래스에서 헤네시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경계영 기자)
지난 11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본점 스타라운지에서 열린 헤네시 마스터클래스에서 한 인플루언서가 모엣 헤네시 교육 매니저의 설명에 따라 잔을 들어 빛에 코냑을 비춰보고 있다. (사진=경계영 기자)
면세업계가 주류 영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원화 가치가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한 상황에서도 면세업계에서의 가격 경쟁력이 여전하고, 2022년 주류 면세 한도 완화, 지난해 7월부터 온라인 구매도 가능해지며 판매가 꾸준하게 우상향 곡선을 그리면서다.

◇고객 접점 확대하고 매장 차별화 시도하고

롯데면세점은 시내면세점을 기반으로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고급스러움과 희소가치가 높은 주류가 인기를 끄는 데 따라 지난 6월 모엣 헤네시 샴페인에 이어 이번에 헤네시 코냑 마스터클래스를 마련하는 등 고객 경험을 늘리고 있다.

권오찬 롯데면세점 리큐어·담배팀장은 “여전히 한국에선 블렌디드 위스키가 강세지만 저가 상품부터 프리미엄 와인·샴페인, 버번위스키, 사케 등까지 새롭고 희귀한 주류를 많이 찾는다”며 “현재 취급하는 주류 제품만 1600개로 면세업계에서 가장 많다”고 자신했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주류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20%가량 증가했다. 가격대가 비교적 높아도 특별한 경험과 고급스러운 상품을 구매하려는 3050세대 구매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국제공항 주류 사업권을 쥔 신라·신세계면세점은 공항 매장에서 출국 고객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의 지난해 7월 대비 주류 매출액은 두 배가량 증가했다.

인천공항 2터미널에 위치한 신세계면세점은 1월 ‘숍인숍’ 형태의 브랜드 전용관과 ‘하우스 오브 위스키’ 편집숍으로 구성한 매장을 열었다. 호텔신라(008770)가 운영하는 신라면세점도 지난 7월 고연산 주류 브랜드와 독점 제품을 포함한 주류 플래그십 매장을 개장했다.

후발주자인 현대면세점은 지난해 7월 온라인 주류 판매가 허용된 이후 온라인을 기반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온라인 구매에 익숙한 젊은층이 주된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상품과 브랜드 수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단독 상품’으로 고객 잡는다

면세업계의 주류판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단독 상품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발렌타인’ ‘조니워커’ 등 대중적인 브랜드의 블렌디드 위스키만 아니라 희소성 높은 제품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겠다는 취지다.

롯데면세점은 카발란·글렌알라키 등과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한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제품군을 구축한 데 이어 면세업계 최초로 ‘닷사이 사케’를 들여왔다.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발베니 60년산에 이어 올해 50년산까지 종류를 늘렸다. 일본 위스키 ‘야마자키’ 코게이 라인·피트 위스키 ‘옥토모어’ 등을 단독 출시했다. ‘클라세 아쥴’ 데킬라 등으로 단독 출시하는 주종도 다양화했다.

신세계면세점은 ‘TBWC’ ‘폴 로저’(POL ROGER) ‘베리 올드 세인트 닉’(VERY OLD SAINT NICK) ‘배럴 크래프트’(BARREL CRAFT) 등 위스키 브랜드를 단독으로 들여왔다. 지난달 선보인 ‘김창수 위스키’는 1분 만에 완판했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전체적으로 주류 판매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온라인 판매도 허용하면서 주류 관련 매출액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