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성영 기자]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에도 코스피는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재료 노출에 따른 차익실혐 매물이 흘러나온 가운데 실적을 확인하고 가자는 관망심리가 더해지며 지수의 발목을 잡았다.
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대비 0.13%(2.57포인트) 오른1973.89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삼성전자 실적 호재에 빨간 불을 밝히며 1980.43을 터치하기도 했지만 이내 탄력이 둔화되며 하락 반전했다. 이후 보합권을 중심으로 횡보세를 보이던 코스피는 장 막판 가까스로 강보합에서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시장 예상치를 1조원 이상 뛰어넘는 6조6000억원의 1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했지만 이미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면서 오히려 1.25% 하락했다. 코스피 추가 상승의 열쇠로 여겨졌던 삼성전자 주가가 기대보다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코스피 역시 큰 힘을 쓰지 못했다.
기관이 3190억원의 순매도 물량을 쏟아내며 지수를 억눌렀다. 금융투자가 1567억원 매도우위를 기록했고, 연기금과 투신에서도 각각 786억원, 512억원의 매도물량이 흘러 나왔다. 기관은 이날까지 닷새 연속 유가증권 시장에서 매도우위를 보였다.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2183억원, 378억원 어치를 순매수 했지만기관의 매물을 받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프로그램은 차익(94억원)과 비차익(952억원)을 합해 1046억원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기계(1.86%), 의약품(1.23%), 전기가스(1.12%), 운송장비(1.10%), 증권(0.91%)업종 등이 올랐고 전기전자(-0.91%), 건설(-0.88%), 보험(-0.77%), 의료정밀(-0.68%) 등이 내렸다.
시가총액 상위주들은 혼조세를 보였다. 개장 초 깜짝 실적에 상승 출발했던 삼성전자는 차익실현 매물이 흘러 나오며 결국 하락, 126만9000원을 기록했다. 이 외에 아모레퍼시픽(090430) SK텔레콤(017670) LG생활건강(051900) 등도 내렸다. 반면 한국전력(015760) 현대차(005380) 현대모비스(012330) LG화학(051910) 신한지주(055550) 기아차(000270) 등은 올랐다.
개별종목 중에선 영진약품(003520)이 케이티앤지생명과학을 합병한다는 소식에 17.02% 강세로 장을 마쳤다. 형지엘리트(093240)는 6조원 규모의 중국 교복 시장에 진출한다는 소식에 11.14% 상승했다. NAVER(035420)는 1분기 실적 기대감에 4.01% 상승했고 코오롱글로벌(003070)은 올해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이라는 증권사 분석에 1.51% 강세로 마쳤다.
반면 삼성에스디에스(018260)는 1분기 실적 우려에 2.81 % 하락했다. 엿새 연속 내리면서 장중 15만4000원을 터치하며 신저가를 경신했다. SK하이닉스(000660)는 반도체 업황 우려에 나흘째 떨어졌다. 전일대비 2.18% 내린 2만6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곽병열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펀드 환매 물량이 지속적으로 나오면서 수급에 부담이 됐다”며 “엔화 강세에 따른 아시아 증시의 전반적인 부진도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더불어 실적 시즌이 개막하자 확인하고 가자는 심리가 나온 것도 지수가 탄력적으로 움직일 수 없게 만든 요인으로 지적했다.
다만 그는 “그러나 정책공조가 이어지면서 지수도 점차 우상향 추세로 자리를 잡을 것”이라면서 “2분기 중 2100선 부군에서 연 고점을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4억2706만주, 4조5780억원을 기록했다. 2개 종목이 상한가로 치솟은 가운데 425개 종목이 올랐다. 하한가 없이 368개 종목이 하락했고 77개종목이 보합권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