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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교장공모제 시험조작 사건에 연루된 인천시교육청의 한 과장이 범죄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인사조치 없이 해당 직을 유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사건을 함께 벌인 교육감 보좌관 등은 사건 발생 한 달 만에 인사조치 됐지만 이 과장은 9개월간 교육청의 주요 업무를 맡고 있어 범죄혐의자 관리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인천교육청과 인천지검에 따르면 검찰은 이달 초 허위공문서 작성, 허위작성 공문서 행사 혐의로 인천교육청 초등교육과장 A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인천교육청 출제위원 B씨(전 교육감 보좌관)가 조작해 만든 초등 교장공모제 2차 면접시험 문제들의 출제자 이름이 여러 사람 명의로 바뀐 것을 알면서 바로잡지 않은 채 관련 공문서를 작성하고 해당 문제들을 실제 시험에 출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교육청 규정상 교장공모제 2차 면접시험 문제는 여러 출제위원이 낸 것을 골고루 반영해 출제해야 한다. 하지만 A씨는 B씨 혼자 조작해 만든 문제를 여러 사람이 출제한 것처럼 B씨와 초등인사팀장 C씨 등이 꾸민 것을 눈감아주고 해당 문제를 시험에 낸 것으로 조사됐다.
허위공문서 작성·행사죄는 유죄 판결 시 징역형(기본 4월~2년)이 선고될 수 있는 중범죄이다.
교육청은 A씨가 이 사건으로 올해 초 불구속 입건된 데 이어 이달 초 기소된 것을 알면서도 현재까지 A씨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반면 이 사건에 연루된 교육청 초등인사팀장 C씨(당시 장학관)와 교육감 보좌관 D씨는 올 1월 내부고발로 교장공모제 비리의혹이 커지자 각각 초교 교감, 산하기관 연구사로 인사조치 됐다.
같은 사건에서 혐의가 드러난 A씨만 인사조치를 하지 않은 것을 두고 교육계에서는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A씨가 맡은 초등교육과장직은 인천 초등교원 인사(교장·교감 승진, 교사 발령 등)와 특수·유아·초등교육 등을 총괄하는 핵심 보직이다.
인천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인사 관련 범죄혐의자가 초등인사와 교육과정 전반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는 것은 인천교육 전체를 욕 먹이는 것”이라며 “유무죄 판단에 앞서 사건에 연루된 A씨를 신속히 인사조치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 “범죄혐의자는 주요 보직에서 배제해야 한다”며 “청렴정책에도 어긋나고 교육청 인사제도에 문제가 많다”고 강조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A씨는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교육청 관계자는 “초등교육과장이 인사업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초등·유아·특수교육 전반을 총괄하고 있어 재판 결과를 보고 인사조치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연초에 인사조치 된 보좌관 등 2명은 내부고발 당시 사건 연루자로 이름이 거론됐고 2명 모두 해당 업무를 계속할 수 없다고 스스로 판단했다”며 “도성훈 교육감도 2명의 의견을 받아들여 인사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또 “올 상반기 A과장이 입건되기는 했지만 최근까지 계속 수사 중이었다”며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에 인사조치를 하면 업무 공백이 생길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먼저 재판이 진행된 B씨는 7월 첫 공판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A씨 등은 28일 오전 10시 인천지법 322호 법정에서 첫 공판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