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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경제연구원과 경제통계1국은 7일 발표한 이슈노트 ‘가구DB(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한 가계부채 리스크 평가’에서 최근(2023~2025년) 주택 취득 과정에서 소득대비 원리금 상환액 부담 증가 폭이 가장 컸던 상위 10%인 고차입 주택취득가구를 고금리에 가장 취약한 고리로 지목했다.
금리가 1%포인트(100bp) 오르는 시나리오를 적용하자 이들 가구의 12개월 후 연체확률은 0.8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전체 주택보유가구 평균 상승폭(0.56%포인트)은 물론, 이미 집을 보유하고 있던 가구(0.52%포인트)나 무리한 차입 없이 집을 산 가구(0.64%포인트)와 비교했을 때도 높은 수준이다. 2022년 기준금리를 2%포인트 인상한 여파가 반영된 2023년의 실제 연체비율 상승폭(0.55%포인트)과 비교해도 눈에 띄게 큰 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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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 안에서 연체 위험이 전이된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차입 주택취득가구에서 가구원 한 명이 연체하면 12개월 안에 다른 가구원도 연체할 확률이 8.8%로 나타났다. 기존 주택보유가구(4.6%)의 약 1.9배에 달하는 수치다. 한 사람의 상환 실패가 가구 전체의 신용위험으로 번질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전체 가구로 확대해봐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가구주가 연체하면 다른 가구원의 연체율(금액 기준)도 함께 뛰었다. 실제 지난해 12월 기준 전체 연체율은 1.1%에 그쳤지만, 가구주가 연체 중인 가구에서 다른 가구원의 연체율은 11.1%로 10배 가까이 높았다. 대출 역시 가구원 한 명에게 쏠리기보다 여럿이 나눠 지는 경우가 많았다. 2인가구의 49.8%, 3인가구의 66.2%가 두 명 이상이 동시에 대출을 보유하고 있었다. 빚과 신용위험이 가구 안에서 공유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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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구간별로 보면 저소득층의 금리 인상 충격이 가장 컸다. 기준금리가 통상적으로 한 번에 움직이는 수준인 0.25%포인트 오를 경우 소득 1·2분위 저소득층의 연체율은 각각 0.48%포인트, 0.40%포인트 늘었다. 이미 연체율이 각각 5.45%, 4.38%로 평균을 웃도는 상태에서 상승폭도 다른 소득 구간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가구 평균 연체율은 기존 3.35%에서 0.27%포인트 올랐다.
자영업자·법인대표 가구도 취약했다. 이들 가구의 연체율은 금리 인상 전부터 이미 4.47%로 높았던 데다, 금리 상승 후 변동폭도 0.32%포인트로 급여소득자(0.25%포인트)나 전문직(0.21%포인트)보다 컸다. 경기에 민감한 자영업 소득 구조가 금리 충격에도 그대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저소득 가구의 경우 금리 인상이 소비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큰 것으로 분석됐다. 원리금 상환 부담이 소비 감소로 이어지는 임계점에 도달한 가구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한은 연구진은 소득대비 원리금 상환액(DSR)이 46%를 넘어서는 시점부터 카드 사용액으로 대표되는 소비지출이 줄어들기 시작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기준 부채보유가구의 11.1%가 이미 이 임계치를 넘어선 가운데, 소득 1분위 저소득층은 2021년 11.4%에서 지난해 14.5%로 임계치 초과 비중이 크게 늘었다. 전체 임계치 초과가구 비중은 2024년 이후 소폭 줄어들고 있지만 저소득층만은 나 홀로 상승세다. 이는 개별 가구의 재무 위험을 넘어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한 소비 여력 축소가 내수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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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이번 분석을 근거로 가계부채 리스크 평가와 정책 설계에서 개인 단위 분석과 함께 가구 단위 정보를 보완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개인 단위로만 보면 가구원 간 소득·부채 공유 구조나 신용위험의 전이 가능성이 가려지고 저소득층의 부채 위험이 과소평가될 수 있어서다. 실제 이번 분석에서도 저소득층의 재무건전성 지표(LTI·LTV)는 가구 단위로 볼 때 개인 단위보다 더 나쁘게 나타났다.
아울러 △고차입 주택취득가구에 대한 리스크 평가 강화 △저소득층의 채무상환부담과 소비여력 제약에 대한 면밀한 점검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과도하게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일관된 정책 기조 유지 등을 정책적 시사점으로 제시했다. 필요하면 취약가구의 상환 부담을 덜어주는 선별적 정책 지원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기존에 개인(차주) 단위로 이뤄지던 가계부채 분석을 처음으로 가구 단위로 확장한 새로운 데이터베이스(가구DB)를 만들어 도출한 결과다. 한은은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신용정보를 주소지 기준으로 묶어 206만가구(모집단의 9.2%)를 추적하는 월별 패널 데이터를 구축했다. 검증 결과 이 표본은 지역별 분포 등에서 인구총조사와 매우 유사해 대표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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