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긴 음식 치우는 것도 일” 이젠 1인·小식좌 식품이 뜬다

한전진 기자I 2024.07.02 14:41:04

'소식좌 비빔면'에 150g '1인분 쌀'까지 등장
고물가에 1인가구 폭발적 증가 "작아야 산다"
"대용량 제품 할인 보다 대용량 소분이 유리"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식품업계에 이른바 적게 먹는다는 의미의 ‘소식좌’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고물가와 건강 등을 이유로 소비자의 소포장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어서다. ‘필요한 만큼 저렴하게 구입한다’는 게 최근 소비자들의 생각이다. 근본적인 배경은 1인 가구의 폭발적인 증가가 꼽힌다. 인구 구조의 변화로 이제는 대용량보다 소용량 소포장 제품이 각광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식좌 비빔면 (사진=팔도)
◇스팸에 햇반 라면까지 이제 ‘소식좌 트렌드’

2일 업계에 따르면 팔도는 지난주 팔도 비빔면의 소용량 제품인 ‘소식좌 한입비빔면’을 출시했다. 제품은(104g·420㎉)로 기존 비빔면(130g·530㎉) 대비 20% 가량 중량과 칼로리를 줄인 것이 특징이다. 가격도 900원으로 기존 팔도 비빔면 (1100원) 대비 18% 낮게 책정했다.

팔도는 즐겁게 건강을 추구하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 등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비빔면을 선보이고자 제품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제품은 비건(채식주의·vegan)도 받았다. 소비자의 가격 선택권을 강화한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팔도 관계자는 “야식과 간식 등으로 비빔면을 즐기는 이들이 많다는 점에 착안했다”며 “제품 가격도 200원 낮췄다”고 설명했다.

슬라이스 형태로 간편하게 즐기는 ‘스팸 싱글 닭가슴살’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097950)은 캔햄 제품인 스팸을 소용량 팩 제품으로 내놨다. 지난 5월 80g 중량의 ‘스팸 싱글 닭가슴살’을 출시하면서다. 제품은 지난해 10월 출시 후 6개월간 누적 판매량 130만개를 기록한 캔햄 ‘스팸 닭가슴살’의 소용량 파우치형 버전이다. 보통 스팸의 중량(100~300g)과 비교하면 가장 작은 단위다. 가격도 4000원으로 스팸 제품군 가운데 가장 저렴하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지난해 9월 햇반(210g) 용량의 절반 수준인 150g 곤약밥 2종도 출시했다. 제품은 지난 5월 기준 누적 판매량 1000만 개를 돌파했다. CJ제일제당은 인기 요인에 대해 탄수화물을 적게 섭취하는 최근 소비자의 생활방식을 반영한 결과라고 풀이했다.

◇대용량 제품 소분해 가격 낮춰 파는 게 ‘유리’

편의점에는 ‘1인분 쌀’까지 등장했다. 편의점 CU는 최근 한 봉지 150g, 1500원인 소포장 쌀을 선보였다. 최근 소용량 쌀의 판매량이 늘어난 점을 고려했다. BGF리테일(282330) 관계자는 “지난해 총 20여 종의 쌀 상품 가운데 5㎏ 이하 소용량 상품의 매출 비중이 65.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며 “이는 5㎏ 초과 상품의 매출 비중(34.2%)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CU가 판매하는 1인분 쌀 (사진=BGF리테일)
업계가 이처럼 소용량 상품에 주력하는 것은 1∼2인 가구의 증가세가 폭발적이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1인 가구는 750만2000가구로 전년보다 33만6000가구 증가했다.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33.4%에서 2022년 34.5%로 높아졌다. 1인 가구 비중은 2019년 처음으로 30%를 넘어선 이후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중이다.

1~2인 가구는 그때그때 필요한 식재료를 소량 구매하는 경향이 강하다. 주 소비처는 퀵커머스(근거리배송), 쿠팡 등을 통한 온라인몰이다. 차를 몰고 대형마트까지 가서 물품을 대량 구매하는 모습은 이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업계에서는 이제 대량의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하기보다 대용량 상품을 소분해 가격을 낮춰 판매하는 것이 향후 대세가 될 것으로 보고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용량 상품을 한 데 모아 할인하는 것이 과거의 모습이었다면 이제는 1인의 소비에 맞춰 중량을 줄여 저렴한 가격에 파는 게 일상이 되고 있다”며 “5~10년의 시간이 더 지나면 기존 제품의 중량이나 포장 등 모든 면에서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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