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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해 9월 생후 한 달 된 아들에게 모유 수유를 하던 중 아이를 끌어안아 숨을 쉬지 못하게 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는 아들이 숨을 쉬지 않아 119에 신고했으며, 병원으로 이송된 영아는 며칠 후 사망했다. 이후 병원 측은 A씨의 아동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를 살인 혐의로 기소했으며, 지난 7월 예비적 공소사실로 아동학대 치사 혐의를 추가했다. 그러나 A씨 측은 재판 내내 살인의 고의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사고 당시 또 다른 자녀와 방에서 함께 텔레비전을 시청하고 있었고 남편도 곧 귀가할 것임을 알고 있었던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A씨 측의 주장을 대체로 받아들이면서 “피고인이 순간적으로 피해자를 끌어안아 숨을 못 쉬게 할 수 있지만, 사망 결과까지 용인하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사건 당시 A씨와 피해자가 얼마간 밀착해 있었는지 구체적 시간을 특정하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며 “피해자가 하루 넘게 생존한 것을 보면 A씨가 피해자를 끌어안아 숨을 쉬지 못하게 한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즉시 119에 신고했고, 평소 학대 신고도 없었던 점은 살인 고의를 가졌다고 보기 어려운 정황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재판부는 A씨에 대한 주위적 공소사실인 살인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고, 예비적 공소사실인 아동학대치사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아이가 사망한 점에 비춰보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 “산후우울증으로 순간적 감정에 의해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이며, 양육할 어린 두 자녀가 있고 평생 자책하며 살아갈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의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