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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년만 첫 총장 직선제 梨大, 본투표 실시…"상처 딛고 바로 세워야"

김보영 기자I 2017.05.24 14:04:39

1차 투표 결과 25일 새벽에나 나올 듯
과반 득표 없을 경우 25일 결선 투표
오는 31일 131주년 기념식 및 총장 취임식 개최

이화여대 학생들이 24일 오전 제16대 총장후보 선출 투표를 하기 위해 교내 ECC 다목적홀(삼성홀 앞)에 마련된 투표소 앞에 줄지어 서 있다. (사진=김정현 기자)
[이데일리 김보영 김정현 기자] 창립 131주년 사상 첫 총장 직선제를 실시하는 이화여대가 지난 22일 현장 사전투표에 이어 24일 오전 1차 본투표를 시작했다.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딸 정유라씨의 학사 특혜 파문으로 지난해 10월 최경희 전 총장이 사퇴한 지 약 7개월 만이다.

이화여대는 이날 오전 9시부터 교내 ECC 다목적홀 및 입학관 1층 로비 등 2곳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제16대 총장 후보 선출을 위한 본투표를 시작했다. ECC 다목적홀 학생 투표소 앞은 수업 시작 전 투표를 하기 위해 기다리는 학생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줄을 선 채 투표 순서를 기다리며 각 총장 후보의 공약집 내용을 꼼꼼히 읽는 등 누굴 뽑을지 고민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았다.

주지원(23·여·화학과 4년)씨는 “지난해 한 차례 큰 일을 겪고 실시되는 선거인 만큼 공약을 꼼꼼히 살피고 각 후보의 주변 평판이 어떤지 알아보는 등 신중히 투표에 임했다”며 “학생들을 위하고 이화를 사랑하는 교수님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3학년 김모씨는 “학생 투표 반영 비율은 낮지만 조금이나마 학생들이 누구를 지지하고 특정 정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 자체만으로 큰 변화”라며 “공약만 보면 전부 이상적이고 비슷한 정책들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하나를 실천하더라도 제대로 실천할 수 있는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수와 직원, 동창을 위해 입학관 1층 로비에 마련된 투표소 앞도 유권자들로 연신 붐볐다.

시설팀장으로 27년째 근무 중이라는 이종원(59)씨는 “그동안 직원들은 학교에서 늘 소외된 집단이었는데 적은 비율이나마 투표권을 가질 수 있게 됐다는 것에 의미를 둔다”며 “공약으로만 보면 모든 후보의 정책이 대동소이한 편이라 평소 됨됨이나 평판을 좀 더 눈여겨보고 투표에 임했다”고 말했다. 장이권 생명과학 교수는 “이번 선거로 지난 10개월 간 이화에 불어닥친 소용돌이에 마침표를 찍는 듯한 느낌”이라며 “상처 입은 이화를 바로 세울 수 있는 곧고 바른 성품을 지닌, 소통에 능한 후보가 당선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한편 총장 후보 추천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선거 유권자는 총 2만 4859명이다. 이 중 3794명(15.3%)은 지난 22일 열린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사전 투표에는 전임 교원 988명 중 354명(35.8%), 직원 270명 중 118명(43.7%), 학생 2만 2581명 중 2979명(13.2%), 동창 1020명 중 343명(33.6%)이 참여했다. 학생 참여 비율이 낮자 총학생회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실시간 투표 호소 글을 올리고 교내 곳곳에 홍보 포스터를 부착하는 등 투표 참여를 독려 중이다.

한편 이날 1차 투표는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선관위는 투표가 마무리되는 대로 곧바로 개표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개표 결과는 25일 새벽에나 나올 것으로 보인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은 후보가 없을 경우 2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1·2위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를 실시한다. 1·2위를 차지한 총장 후보자를 26일 오전 이사회에 추천하면 이사회가 총장을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이화여대는 오는 31일 교내 대강당에서 열리는 창립 131주년 기념식에서 16대 총장 취임식을 함께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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