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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물 국채금리는 장초반 5%를 재돌파했지만 ‘리틀 버핏’으로 불리는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회장이 채권 숏 커버(공매도 포지션 청산을 위한 매수)에 나섰다고 밝히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애크먼 회장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현재 장기국채에 숏포지션(공매도)을 유지하기에는 전세계에 너무 많은 위험이 있다”며 “채권 숏커버(공매도 포지션 청산을 위한 매수)에 나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 경제는 최근 데이터가 시사하는 것보다 빠른 속도로 둔화하고 있다”고 예상외로 경기상황이 악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애크먼 회장은 지난 8월만 해도 미 30년물 국채에 공매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국채금리 상승에 베팅했다. 미국 인플레이션율이 3%대에서 장기간 지속될 경우 30년 국채 금리가 5.5%까지 오를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그의 전망대로 최근 몇달간 국채금리가 급등했고, 그는 상당한 이익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그랬던 애크먼은 이제 금리 인상에 더는 베팅하지 않기로 공개적으로 밝힌 점을 고려하면 국채금리가 고점을 찍은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는 “애크먼 회장이 국채금리가 고점을 찍었는지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그의 발언은 최근 국채금리 급등으로 인해 연방준비제도가 추가 긴축에 나설 필요성이 사라지고 있고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 확산 우려로 안전자산(미 국채 등)을 선호하는 현상이 촉발되는 모습과 일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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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미국 재정적자 우려가 커지면서 국채매도 현상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게 변수다. 미국은 급증한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지속적으로 국채발행을 늘리고 있다. 과거엔 일본, 중국 등 큰손들이 대거 매수했지만, 자국내 경기상황에 따라 매수할 여력이 줄면서 과잉공급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최근 잇단 경매에서 예상보다 수요가 적으면서 입찰금리가 치솟은 바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제프리스의 모히트 쿠마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일반적으로 중동의 위험 확대는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국채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미 국채발행이 대거 늘어나고 있는데 모두가 누가 이를 살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