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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이 산업으로 급격히 성장하면서 기술을 결합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 웹툰 작가들이 일일이 수작업으로 진행했던 많은 부분이 IT의 힘을 빌어 자동화되고 있다. 웹툰이 파생 산업을 만들어내는 동시에, 작가들에겐 스토리와 작화 등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제공하는 모습이다.
12일 카펜스트리트에 따르면 이 회사가 운영 중인 3D 디자인 소스 플랫폼 ‘에이콘3D’의 올 2분기 웹툰 분야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160% 성장했다. ‘에이콘3D’는 웹툰, 게임 등의 업계에서 사용되는 3D 디자인 소스를 사고 팔 수 있는 플랫폼으로, 웹툰 작가들은 이곳에서 작품에 어울리는 배경 3D 디자인 소스를 구매한 후 다운받으면 작품 배경으로 사용할 수 있다.
카펜스트리트는 2019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기업 역사는 짧지만 국내에서 최초로 3D 디자인 소스 플랫폼 사업을 시작한 곳이다. 국내에선 드물지만 해외에선 터보스퀴드, 스케치팹 등이 3D 디자인 소스를 중개하고 있다. 이에 국내 웹툰 작가 및 지망생들 사이에서 ‘에이콘3D’의 인지도는 상당하다. 월간 이용자 수(MAU)가 30만명에 달한다.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미국 등 140여개국에서 활동하는 해외 웹툰 작가들도 이 플랫폼을 사용 중이다.
웹툰 ‘닥터 프로스트’ 등을 연재한 이종범 작가는 “웹툰은 1인 창작과 집단창작이 모두 가능한 예술형식이 됐는데, 완전히 다른 특성을 가진 2가지 창작방식 모두 효율성과 완성도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계속해서 새로운 기술과 리소스를 추구하게 됐다”며 “이 같은 플랫폼은 창작을 위한 리소스 마켓으로서의 기능뿐 아니라 창작 방식 자체를 다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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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같은 웹툰 작가들을 위한 지원 기술들이 늘고 있다. 네이버웹툰이 개발한 자동채색 툴 ‘웹툰 인공지능(AI) 페인터’가 대표적이다. 스케치 그림에서 원하는 색을 선택하면 AI가 자동으로 어울리는 색상을 찾아 주변 부위까지 색을 입혀주는 것이 골자다.
‘웹툰 AI 페인터’에 적용된 딥러닝 기술은 약 30만장의 데이터셋을 활용해 인물의 얼굴이나 신체, 배경 등 이미지 속 각 영역에 대한 특징 및 다양한 채색 스타일을 학습한다. 실제 네이버웹툰 ‘이두나!’의 122화에 AI 페인터가 활용됐는데, 작가가 “인류는 졌다”라고 올리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AI 페인터는 하루 1000여건의 사용자 업로드가 이뤄지고 있다.
번역도 자동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일본 스타트업 만트라가 개발한 ‘만화 자동 번역 툴’은 국가별 독특한 스타일과 특징을 가진 웹툰을 빠른 시간내 자동 번역해준다. 이 기술은 ‘컨텍스트 인식’과 ‘다중 모드 번역’ 등 2가지 모드가 있다.
예컨대 일본어 만화 페이지 입력시 일본어 텍스트를 인식하고 훈련된 기계 번역 모델을 사용해 대상 언어로 빠르게 번역한다. 번역된 텍스트는 최적화된 글꼴 크기와 위치로 정리된다. 웹툰 작가들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지원 서비스인 셈이다.
웹툰시장이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과거 작가들의 업무 환경은 상당히 열악했다. 1인 창작 웹툰의 경우엔 스토리부터 배경까지 오롯이 홀로 그리게 되는데 이경우 작가에게 주어지는 부담이 상당하다. 다행히도 최근 웹툰이 산업으로 발전하면서 작가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기술들이 늘고 있고, 점차 지원 영역도 확장되는 모양새다.
웹툰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작가들의 작품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의 확장이 빠르게 진행됐다면, 이젠 작가들의 업무 자체를 지원하는 서비스들이 점차 다양화될 전망”이라며 “향후엔 웹툰 제작에 기술 지원 영역이 더 세분화되고 고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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