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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필드 전범, 고령에도 종신형 선고..日과 대조적

염지현 기자I 2014.08.07 16:45:08

20세기 최악의 사건..인구 4분의1 숙청
고령의 나이에도 종신형 선고..日 대조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인구의 4분의 1에 달하는 200만명을 4년 동안 학살해 20세기 최악의 범죄로 꼽히는 캄보디아 ‘킬링 필드’의 핵심 전범 2명이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최근 전쟁 범죄를 부인하는 일본 태도에 세계적인 비난이 쏟아지는 가운데 과거 청산에 대한 이번 판결이 주목받고 있다.

크메르루주 전범재판소는 세계 각국에서 온 4000명 이상 참관자들을 앞에 두고 반인륜 범죄로 기소됐던 누온 체아(88) 당시 공산당 부서기장과 키우 삼판(83) 전 국가주석에 대해 법정 최고형인 종신형을 선고했다. 크메르루주 정권이 베트남 군 공세로 붕괴된 지 35년 만의 일이다.

(왼쪽)누온체아와 (오른쪽)키우삼판(사진=NYT)
전범재판소는 이날 공판에서 누온 체아 등이 지난 1975~1979년 사이 강제 이주와 숙청, 학살 등을 자행한 혐의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킬링필드는 공산주의 무장단체 크메르루주 지도자 폴 포트가 노동자와 농민의 낙원을 건설한다는 명분 아래 지식인과 부유층을 학살한 사건을 일컫는다.

폴 포트 정권은 4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친미(親美) 론 놀 정권과 연관이 있는 부녀자, 어린이까지 인구의 4분의 1을 잔혹하게 살해하거나 아사시켰다.

이번 재판은 유엔과 캄보디아 정부가 2006년 공동설립한 크메르루주 전범재판소에서 2011년부터 시작됐지만 고위 관리들이 개입해 감형 압박을 넣은 데다가 재정난마저 겹쳐 재판이 지연됐다.

누온 체아는 폴 포트가 강조한 이상적인 공산국가를 이론적으로 확립한 사상가이며 반대파 숙청에 앞장섰던 인물이다.

프랑스 유학파인 키우 삼판 전 국가누석은 한 때 명망있는 학자였지만 폴 포트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해 학살의 핵심인물로 지목받았다.

이 밖에도 재판에 회부된 4명 가운데 이엥 사리 전 외교장관은 지난해 초 지병으로 사망했고 치매를 앓는 렝 티리트 당시 사회부 장관은 재판
에 부적합하다는 이유로 배제되기도 했다.

앞서 전범재판소는 크메르루주 체제하에서 1만7000여명의 학살과 고문을 자행한 수요소 책임자 카잉 구엑 에아브 소장에 대해 지난 2010년 35년형을 선고한 바 있다.

정작 학살을 주동했던 1인자 폴 포트는 앞서 1998년 재판을 받지 않고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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