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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간호사인 20대 하모씨와 현직 간호사인 그의 언니는 31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하씨는 “전직 의료인으로서 현장에서 환자를 살리려 최선을 다했지만 피해자의 지인들에게 가망이 없다는 말을 전하는 것이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라며 고개를 떨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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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주변의 시끄러운 음악 소리 등으로 구호 외침은 멀리까지 전달되지 않았다. 이후 주변은 순식간에 비명과 함께 아수라장이 됐고 하씨 자매 앞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딱 10걸음 앞이었다.
사고 초기 구조대원이 쉽게 진입하지 못해 실신한 사람들 수십 명은 인근 가게로 옮겨졌다. 건물에서는 의사와 간호사를 찾는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매는 “전직 간호사다”라며 인파를 헤집고 가게로 들어갔다.
가게 안에는 넘어지면서 실신한 30~40명의 사람들이 바닥에 누워 있었다. 어떤 부상자는 외상을 입어 머리에 피를 흘리고 있었다. 하씨 자매는 반사적으로 쓰러져 있던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주변에는 119구급대원과 경찰관을 비롯해 일반 시민들 역시 팔을 걷어붙이고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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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 새 없이 구호 조치를 했지만, 환자는 많았고 도움의 손길은 부족했다. 하씨는 밖에 있는 인파를 향해 “혹시 간호사인 분이거나 심폐소생술 할 줄 아시는 분 있나요”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20분쯤 지났을까. 경찰이 가게 밖에 좀 더 넓은 공간을 확보했고 그곳으로 환자들을 옮겨 응급구조사, 소방관들과 함께 심폐소생술을 이어갔다. 하씨 자매는 의료진과 함께 뛰어다니며 3시간 가까이 40~50명에게 심폐소생술을 진행했다.
하씨는 인터뷰 말미에서 “현장에 필요한 의료장비와 구급인력들이 이태원 인근의 교통체증과 많은 인파로 인해 빨리 도착하지 못한 것 같아서 너무 아쉬웠다”고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