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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베트남 출장을 마치고 23일 귀국하면서 일본 출장에 대한 생각을 드러냈다. 구체적인 날짜는 정하진 않았다면서도 고객들을 만나러 가긴 가야할 것 같다고 연내 출장 계획을 알린 것이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와 미·중 무역분쟁 등 사업적 불확실성과 자신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고조된 상황에서도 현장 경영을 강화해 위기관리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달 초부터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을 시작으로 스위스 로잔, 베트남 호치민과 하노이를 거치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10월 일정을 보면 8일 오후 네덜란드로 출장을 떠나 14일 귀국하고, 닷새 만에 4박5일 일정으로 베트남 해외 출장을 떠나 23일 한국에 돌아오는 쉼 없는 일정을 보냈다. 만약 이달 일본 출장까지 진행된다면 코로나19 확산 중에도 한달의 절반을 해외 현장 경영에 힘을 쏟는 셈이다.
이 부회장은 이달 첫 해외 현장 경영지로 꼽은 네덜란드에서는 피터 버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와 마틴 반 덴 브링크 최고기술경영자(CTO) 등을 만나 차세대 반도체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또 스위스에서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방문해 위원장 및 관련자들을 만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베트남 출장에서는 20일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면담을 가졌다. 이 부회장은 푹 총리와 면담 외에도 ‘베트남 R&D센터’ 신축 공사 현장을 직접 찾아 점검하고 그 다음날까지 하노이 인근 박닌과 타이응웬에 위치한 삼성 복합단지를 찾아 사업 현황을 보고 받았다. 현재 박닌에는 스마트폰과 배터리, 디스플레이 공장이 자리 잡고 있고, 타이응웬에선 스마트폰과 전자부품 등을 생산하고 있다. 22일에는 호치민에서 삼성전자의 TV와 생활가전 생산공장을 살펴보고 중장기 사업 전략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잦은 출장 탓에 국내·외에서 코로나19 진단 검사만 총 9번을 받기도 했다. 신속통로 절차(패스트트랙)로 기업인이 진단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으면 자가격리에서 면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 부회장은 해외 출장을 나갈 때마다 출국 전 건강상태 확인서를 발급받는 과정에서 한 차례, 해외 입국 직후 다시 검역 절차를 거치며 두 차례, 귀국길엔 또 한 번의 검사를 받아 총 세 차례의 검사를 받고 있다.
한편 이 부회장은 귀국 후 코로나19 음성판정을 받으면 곧바로 재판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검의 재판부 기피 신청으로 중단된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이 26일부터 다시 시작되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26일은 준비기일임에도 이 부회장에게 소환장을 발부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서초동에서 모습을 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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