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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호 KIA 감독은 경기 전 “위기 상황에서 점수를 주면 끝장이라는 생각으로 불펜을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양현종과 3차전 선발 시라카와까지 불펜에 대기시켰다. 다음 경기를 위해 투수를 아껴둘 필요가 없는 날이었다.
위기는 1회부터 왔다. 올러의 공은 포수 김태군이 요구한 곳을 자주 벗어났다. 안타와 볼넷으로 주자가 쌓였다. 2사 1, 2루에서 최형우에게 적시타를 맞았다. 삼성에 먼저 한 점을 내줬다.
2회말에도 올러는 계속 흔들렸다. 류지혁을 삼진으로 잡았지만 강민호에게 안타, 이재현에게 2루타를 맞고 1사 2, 3루에 몰렸다. 이동걸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랐지만 투수는 바뀌지 않았다.
올러는 김지찬에게 2타점 적시타를 내줬다. 도루를 허용한 뒤 박승규에게도 적시타를 맞았다. 1점 차가 4점 차로 벌어졌다. 앞선 2차전에서 한 이닝에 4점을 내줬던 올러는 이날도 초반 대량실점을 막지 못했다.
양현종은 3회에 올라왔다. 이번 시리즈 첫 등판이었다. 3회부터 5회까지 삼성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양현종이 실점 없이 이닝을 마칠수록 앞선 두 이닝에 내준 4점이 더 아쉬웠다.
이 감독은 경기 후 “올러가 계속 맞을지는 알 수 없었다”면서 “양현종이 바로 준비했지만 팔을 푸는 시간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결과론이지만 투수교체 타이밍이 늦었고 이날 승부를 가른 결정적 순간이 됐다.
5회까지 호투하던 양현종도 6회에는 버티지 못했다. 수비까지 흔들리면서 두 점을 더 내줬다. KIA는 추가 실점 뒤에야 곽도규를 투입했다. 두 번째 교체 역시 점수를 내준 다음이었다. 불펜에서 기다린 시라카와는 끝내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투수를 일찍 바꿨다고 승리를 보장할 수는 없다. KIA 타선도 이날 한 점을 얻는 데 그쳤다. 하지만 선발이 1회부터 난조에 빠졌는데도 교체할 투수가 준비되지 않았다는 점은 총력전 답지 않은 투수 운영이었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패배의 책임을 돌리지 않았다. “선수들 고생 많았고 가진 것 이상으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 실력을 더욱 키워서 내년에는 한국시리즈에 갈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